시각장애인 ‘쇼핑할 권리’ 항소심…“서비스 개선해야”

[앵커]

시각장애인들이 인터넷으로 쇼핑하기 어려워 7년째 소송 중이라는 소식, 지난달 KBS 보도를 통해 전해드렸는데요.

오늘(8일) 2심 재판부 판단이 나왔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배상금 지급은 취소했습니다.

이호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터넷 쇼핑은 이제 일상이 됐지만 시각장애인들에겐 여전히 어렵기만 합니다.

["다 이렇게 상품 상세 참조라고만 나오고…"]

시각장애인들은 국내 인터넷 쇼핑몰이 상세한 음성 안내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유통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했습니다.

2021년, 1심 재판부는 서비스 개선과 배상금 지급을 판결했지만 기업은 항소했고,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홍서준/시각장애인 : "드나들 수 있는 곳(온라인쇼핑몰)은 정말 몇 곳 안 됩니다. 쇼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당사자로서 매우 마음이 아픈 부분입니다."]

2년의 항소심 재판 끝에 2심 재판부 역시 서비스를 개선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음성 안내가 불가능한 이미지에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이 이용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는 장애인 차별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와 달리 배상금 지급은 취소했습니다.

대체 텍스트에 대한 규정이 없고, 시각장애인들의 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을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송미경/서울고등법원 공보판사 : "해당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에게 차별 행위에 대한 고의나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시각장애인들은 대법원에 상고할 뜻을 밝혔습니다.

[이삼희/한국디지털접근성진흥원 원장 : "장애인 차별에 대한 우리 권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대법원 상고)에 대해서 들어가서 논의를 다시 해볼 생각입니다."]

업체들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추후에 입장을 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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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