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부터 AI교과서로 ‘개별 맞춤교육’

김유나 2023. 6. 8.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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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5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 이상 교실에 인공지능(AI)이 접목된 디지털교과서를 전면 도입한다.

AI 디지털교과서는 확장 가상세계(메타버스)나 대화형 AI 등 AI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기기로, 다양한 학습콘텐츠를 제공하는 교과서다.

AI 디지털교과서는 AI가 학생의 학습수준을 분석해 각자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교육계에선 교과서 개발 민간업체가 수집한 학생의 학습 데이터를 참고서 발행, 유료 서비스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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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추진 계획 발표
똑같은 진도 아닌 수준별 콘텐츠
교사는 다양한 방식의 수업 설계
학부모도 자녀 성취도 파악 가능
수학·영어·정보 과목 우선 적용
업체, 9월부터 개발 시작할 전망
학생 데이터 상업적 악용 우려
우열반처럼 위화감 조성 가능성도

정부가 2025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 이상 교실에 인공지능(AI)이 접목된 디지털교과서를 전면 도입한다. 학생 한 명 한 명 수준에 맞는 ‘맞춤형교육’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다만 수준별 학습이 학생들에게 위화감을 유발할 수 있고, 교과서 개발업체가 학습 데이터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어 추후 정교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숙제로 꼽힌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AI 디지털교과서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관계자가 디지털교과서에 적용될 AI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AI 디지털교과서는 확장 가상세계(메타버스)나 대화형 AI 등 AI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기기로, 다양한 학습콘텐츠를 제공하는 교과서다. 교육부는 2025년 초3·4학년과 중1, 고1부터 시작해 2026년 초5·6학년과 중2, 2027년 중3에 적용하는 등 2028년까지 초3 이상 도덕, 예체능을 제외한 전 과목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에는 우선 수학과 영어, 정보 과목에 도입된다. 교육부가 8월 중 개발 가이드라인을 공개하면 교과서 개발사와 에듀테크 업체가 협의체를 구성해 9월부터 개발을 시작할 전망이다.

AI 디지털교과서는 AI가 학생의 학습수준을 분석해 각자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수학 수업의 경우 기존처럼 모두 같은 내용이 쓰인 칠판을 보며 교사가 진도를 나가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각자 디지털기기로 문제를 푸는 수업이 진행될 수 있다. 학생의 기기에는 정답률과 자주 틀리는 문제 유형, 지난주 대비 학업 향상도 등이 뜨는 식이다. 교사는 AI가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방식의 수업을 설계할 수 있고, 학부모도 자녀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교육부는 이런 맞춤형 교육으로 이른바 ‘수포자(수학 포기자)’ 등 수업에 흥미를 잃는 학생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수업방식에선 문제가 어려워 포기했던 학생도 쉬운 문제를 풀면서 ‘성공’을 경험하고 학습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학습 분석 결과에 따라 학습이 부진한 ‘느린학습자’에게는 기본개념을 다질 수 있는 보충학습 과제가, 학습 이해도가 높은 ‘빠른학습자’에게는 토론·논술 등 심화학습 과제가 제공된다. 한 교실에서 저마다 다른 학습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학습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맞춤형 교육이 오히려 학습격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교실에서 심화·일반·보충학습이 모두 이뤄지는 만큼 과거 ‘우열반’처럼 학생 사이에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학부모 사이에서 심화학습을 받도록 하기 위해 사교육을 하는 등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심화학습은 선행학습이 아닌 고차원적인 역량을 키우는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맞춤형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이지, 학생들을 구분 지으려는 것은 아니다.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교사들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습 데이터가 업체에 공유되는 만큼 데이터 관리도 관건이다. 교육부는 통합학습기록저장소에 문제 풀이 시간과 이해도 등 학습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민간기업에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민간업체가 수집한 학습 데이터를 참고서 발행 등 사교육에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교육부는 업체들이 교과서 개발 외 다른 목적으로 데이터를 쓸 경우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민간업체가 사교육서비스 등에 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다. 공적인 목적 외로 사용하는 것은 막을 것”이라며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고 공유할 것인지 등은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AI 디지털교과서가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의 역할이다. 아무리 좋은 AI 디지털교과서가 개발돼도 교사가 활용하지 않으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대규모 교사 연수를 시작한다는 방침이지만,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아 전체 교사 역량을 끌어올리기에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다. 이 부총리는 “교사들이 연수를 통해 효과를 피부로 느낀다면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며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교원단체 등과 소통·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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