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한국 토종개 ‘바둑이’ 복원됐다... 삽살개 교배한 결과

홍아름 기자 2023. 6. 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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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조선시대 민화나 옛날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었던 멸종 한국 토종개 '바둑이'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기원전 2800년 북방 초원 지역에서 한반도로 유목민이 유입된 시기와 동남아의 벼농사 기술이 한반도에 들어온 시기가 토종개의 기원과 일치한다"며 "고대 인간의 이동 경로를 유추하는 데 개의 혈통 연구가 중요한 만큼 이번 연구가 한국인의 정체성 이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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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건국대 교수진, 8일 연구 발표
일제 강점기 때 사라진 바둑이 복원 성공
유전자 서열로 토종개의 기원 밝혀
8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생명과학관에서 열린 한반도 토종견 유전자분석 연구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삽살개들(왼쪽부터 슬인이, 바둑이, 겨레)이 앉아있다./연합뉴스

국내 연구진이 조선시대 민화나 옛날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었던 멸종 한국 토종개 ‘바둑이’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한반도 토종개의 기원뿐 아니라 고대 인간의 이동 경로를 유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찬규 건국대 KU융합과학기술원 교수진은 8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 생명과학관에서 ‘한반도 토종견 유전자분석 연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해당 연구는 하지홍 한국삽살개재단 이사장과 공동으로 진행해 국제 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 지난달 28일에 공개됐다.

‘딸랑딸랑 딸랑- 바둑이 방울 잘도 울린다’는 동요에 등장하는 단어 ‘바둑이’는 한반도에 실재하던 토종개 ‘삽살개’의 한 종류다. 짧은 털에 얼룩덜룩한 무늬가 마치 바둑처럼 보인다고 해 바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조선시대 후기 이후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거의 멸종됐다.

연구진은 바둑이를 복원하기 위해 비교적 털이 긴 삽살개 중 얼룩무늬를 보이는 개체만 골라 교배했다. 그 결과 바둑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의 단일 품종 집단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껏 체세포 복제나 인공 수정을 통해 소수의 바둑이 개체가 태어난 적은 있지만 바둑이의 유전적 형질이 고루 나타나는 집단을 꾸린 것은 처음이다. 박 교수는 이날 “조선시대 민화 등 기록에 나오는 한국 토종개 바둑이를 전통유전육종학적 기법으로 복원해 품종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삽살개, 진돗개 등 극동아시아의 5개 품종의 유전체를 분석해 토종개의 기원을 밝혔다. 연구진은 총 25마리의 유전체 서열을 고대 개와 늑대 등 211마리 갯과 동물의 것과 비교했다. 약 2000년~1만년 전 사이 한반도로 이동한 한국 토종개 중 진돗개와 동경이는 동남아 혈통, 삽살개는 북방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시작된 유라시아 혈통이었다.

연구진은 “기원전 2800년 북방 초원 지역에서 한반도로 유목민이 유입된 시기와 동남아의 벼농사 기술이 한반도에 들어온 시기가 토종개의 기원과 일치한다”며 “고대 인간의 이동 경로를 유추하는 데 개의 혈통 연구가 중요한 만큼 이번 연구가 한국인의 정체성 이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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