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김의철 사장 “수신료 분리징수 철회땐 사퇴”

손봉석 기자 2023. 6. 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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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김의철 KBS 사장은 8일 대통령실이 추진 중인 TV 수신료 분리 징수 도입을 철회하면 자신이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임 정권에서 사장으로 임명된 제가 문제라면 제가 사장직을 내려놓겠다”며 “대통령께서는 수신료 분리 징수를 즉각 철회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분리 징수 추진을 철회하는 즉시 저는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덧붙였다.

김의철 사장은 또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아울러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와 KBS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수신료 징수 방안을 논의하자고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정부는 현재 전기요금과 통합 징수하고 있는 TV 수신료를 분리 징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통령실은 이를 위해 법령 개정과 후속 조치 이행 방안을 마련하라고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권고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대국민 소통창구인 ‘국민제안 홈페이지’에 지난 3월부터 한 달 동안 수신료 분리 징수 방안에 국민 토론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의 96.5%(5만6천226건)가 분리 징수에 찬성(추천)했다.

김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분리 징수가 공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존재하는 공영방송사 KBS의 근간을 흔든다’는 회사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의철 사장은 “지난해 수신료 수입은 징수 비용을 제외하고 6천200억 원 정도였으나 분리 징수가 도입되면 1천억 원대로 급감할 것”이라며 “이는 KBS에 부여된 다양한 공적 책무를 도저히 이행할 수 없는 상황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권고안을 결정하는 데 있어 사회적 제도로서 공영방송의 의미와 역할에 깊은 성찰과 고민이 있었는지, 충분한 논의를 했는지 강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러 차례의 활발한 토론과 격렬한 논쟁을 거쳐 이번 권고안을 결정했다는 소식은 접한 바 없다”며 “공영방송의 근간이 흔들리는 중차대한 사안을 두고 KBS는 논의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으며 별도의 의견을 물어본 일도 없었다는 점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KBS 일각에서는 김 사장이 수신료 분리 징수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경영진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KBS 권순범·김종민·이석래·이은수 이사는 KBS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사장의 기자간담회 발언을 비판하며 “구차한 조건을 내세우지 말고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이사 4명은 “수신료 분리 징수는 대통령실이나 특정 정당을 비판하기 전 KBS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집행부와 이사회가 현 사태에 책임지고 동반 사퇴하자”고 제안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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