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수감 생활 안 되고, 업무는 가능? '공황장애' 박희영의 기습 출근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3. 6. 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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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시 부실 대응 혐의로 구속됐던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어제(7일) 보석으로 풀려났는데요, 오늘은 기습적으로 일찌감치 출근도 했습니다. 출근 저지하려던 참사 유가족들은 박 구청장 얼굴도 보지 못했습니다. 박 구청장이 보석 청구한 사유가 '공황장애' 등인데요, 건강이 나빠졌다는 주장이 무색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희영, 석방 이튿날 기습 출근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오전 8시부터 용산구청에 모였는데요, 박희영 구청장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박 구청장은 유족이나 기자들의 시선을 피해 일찌감치 출근한 상태였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유족들은 9층 구청장실로 올라갔습니다.


유족과 구청 관계자들 사이에선 격렬한 몸싸움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돌발 상황에 대비해 경찰관들도 출동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유족들은 구청장실 앞에서 "감히 이 자리가 어디라고 돌아오느냐"며 "박희영은 물러나라"고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유족들이 구청장실 문을 흔들어 집무실 바깥문은 열었지만 안쪽 문이 잠겨 있어 들어가지는 못했습니다. 박 구청장을 만나지는 못한 거죠.


유족들은 문 앞에 '사퇴요구문'을 붙여 놓고 오전 9시쯤 철수한 뒤 박 구청장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송진영 유가족협의회 대표직무대행은 "이런 무능한 자에게 23만 용산구민의 생명, 이태원을 방문하는 수십수백만의 안전을 맡길 수 있겠나"라고 주장했습니다.

박희영. 당신은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습니다. 용산구청으로 출근할 것이 아니고 직을 내려놓은 후 159명 희생자 영정 찾아 그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

- 송진영 유가족협의회 대표직무대행

유족들은 "박 구청장은 참사 직후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책임을 지기는커녕 진실을 은폐하기에 급급했으며 어제(7일)는 구치소를 나서는 길에 사과 한마디 없이 줄행랑을 쳤다"며 "공직자로서 자격도 능력도 없는 박 구청장은 즉각 물러나라"고 거듭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공황장애로 수감생활 어렵다면서.."

박 구청장의 출근은 어제(7일) 예고됐습니다. 박 구청장이 어제 법원의 보석 허가를 받아 구속된 지 5개월 만에 풀려난 뒤 정상 출근하겠다고 구청에 알렸습니다. 보석 허가 조건에 따라 주거지가 용산구 자택으로 제한되지만 구청 출퇴근은 가능합니다.


어제 구치소를 나온 박 구청장은 사과 한마디 없이 굳게 입을 다물었고, 유족이 차량을 가로막자 다른 차량을 타고 현장을 빠져나갔습니다. 박 구청장은 보석을 청구하면서 참사 직후 충격과 스트레스, 수감 후 공황장애와 불안, 악몽, 불면 등을 호소했다고 합니다.

수감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는 주장이 무색하게 보석 이튿날 새벽에 기습 출근한 건데요, 유족들은 보석 결정에도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오늘(8일) 기자회견 도중에 "박희영이 공황장애라면 유가족은 살아 숨 쉬는 시체"라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보석 직전까지도 박 구청장이 건강상의 이유나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업무 복귀를 조금 미룰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지만, 예측은 빗나갔습니다.

용산구는 박 구청장이 구속된 지난해 12월부터 직무대리 체제로, 박 구청장이 기소된 올해 1월부터는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됐지만 박 구청장이 보석 석방된 어제(7일)부터 권한대행 체제가 종료됐습니다. 직무권한을 다시 행사하면서 업무에도 곧바로 복귀한 겁니다.

박 구청장이 구속 상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피고인 신분으로 형사재판에 출석해야 하는데요, '사법 리스크' 때문에 구청장 업무 수행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정미 "왜 범죄자가 아직도 구청장인가"

박희영 구청장의 출근에 대해 정의당이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데요, 이정미 대표는 회의 석상에서 "인면수심의 뻔뻔함에 할 말을 잃는다. 왜 범죄자가 아직도 구청장이냐. 왜 159명의 죽음에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 않는 것이냐"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왜 범죄자가 아직도 구청장입니까.
왜 159명의 죽음에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 않는 것입니까.
유족들은 어제부터 또다시 차가운 거리로 나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치고 있습니다.

-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별도의 브리핑을 통해 박 구청장 사퇴를 촉구했는데요, "범죄자가 정권의 빽으로 뻔뻔하게 감옥문을 나오는 것도 분통 터지는데, 석방 사유인 공황장애는 어디 가고 하루 만에 구청장 업무 출근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유가족과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쏘아붙였습니다.
범죄자가 정권의 빽으로 뻔뻔하게 감옥문을 나오는 것도 분통 터지는데, 석방 사유인 공황장애는 어디 가고 하루 만에 구청장 업무 출근이라니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유가족과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입니다.
이태원 참사의 책임자들은 집으로, 원래 자리로 아무 일 없듯 돌아가고, 유가족은 거리로 국회로 나와 노숙하며 농성을 해야 하는 나라, 이게 정녕 나라입니까.

-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 브리핑

민주당과 정의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등 야 4당은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 등과 함께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의 신속 제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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