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구성원들, 무슬림 학생과 연대…“당신과 함께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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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이슬람 혐오", "네가 만든 혐오, 누굴 위해 구웠니".
문화제는 경북대 서문 인근에 이슬람사원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공사 방해와 혐오 표현에 노출된 무슬림 유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경북대 구성원들이 마련한 연대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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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이슬람 혐오”, “네가 만든 혐오, 누굴 위해 구웠니”.
8일 낮 12시 대구시 북구 경북대 북문 앞의 빨간색 케이엔유(KNU) 조형물 앞에 이런 문구가 적힌 손팻말이 줄지어 놓였다. 이날 경북대 다양성위원회와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연 문화제에 참석한 이들이 가져다 놓은 것이었다. ‘평화 그리고 존엄을 위한 시간, 당신과 함께하겠습니다!’란 주제로 열린 이날 문화제엔 경북대 학생, 무슬림 유학생, 교직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문화제는 경북대 서문 인근에 이슬람사원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공사 방해와 혐오 표현에 노출된 무슬림 유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경북대 구성원들이 마련한 연대 행사다.
경북대 사회학과 3학년 이채은(23)씨는 “무슬림 유학생들에 대한 혐오와 왜곡된 발언이 2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 어떻게 혐오와 차별에 대응해야 할지 혼자 고민하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 오늘 이 자리가 학생들과 함께하는 연대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유경 경북대 다양성위원장(가정교육과 교수)은 “이슬람사원 건립을 두고 지역민과의 갈등으로 타국에서 슬픈 시간을 보내게 된 무슬림 유학생과 가족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문화와 문화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변화가 시작된다. 이제 갈등과 혐오를 멈추고 경북대, 북구청, 대구시가 머리를 맞대고 문화 다양성을 지향하는 성숙한 공동체를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에 참석한 무슬림 유학생들은 연대해준 경북대 구성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도 대학 당국을 향해선 아쉬움을 나타냈다. 무아즈라작 경북대무슬림커뮤니티 대표는 “확실히 짚고 싶은 건 우리가 이슬람사원을 지어달라고 대학에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우리 요구는 경북대가 저희를 포함한 해외 인재들을 보호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북대에 다니는 무슬림 유학생들은 각자 돈을 모아 2020년 12월 사원 건축 공사를 시작했다.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공사장 앞에 돼지머리를 놓아두고, 기도시간에 맞춰 돼지고기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돼지는 이슬람교가 금기시하는 동물이다. 무슬림 유학생들은 공사 중지 행정명령 철회 소송 1·2심에 이어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도 최종 승소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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