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포럼] 日경제, 디플레 벗어나고 있는 이유

김충제 2023. 6. 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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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주가가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일본 경제도 장기간 지속한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따지고 보면 미국이 일본의 디플레이션 원인을 제공했고 탈피 계기도 마련해주고 있다.

2014년부터는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암묵적 지원으로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고, 일본은 반도체 제국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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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주가가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일본 경제도 장기간 지속한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따지고 보면 미국이 일본의 디플레이션 원인을 제공했고 탈피 계기도 마련해주고 있다.

일본 경제가 1990년대 중반 이후 디플레이션에 빠진 가장 중요한 이유는 1985년 9월 달러 가치 하락을 유도한 플라자합의였다. 1985년 8월 말 239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이 1987년 12월 말에는 123엔으로 엔 가치가 48%나 급등했다. 이에 따라 세계 시장에서 일본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수출기업들의 불만이 높아졌다. 일본 정부는 통화정책으로 대응했다. 일본은행은 1985년 12월 5.0%였던 기준금리를 1987년 2월에 2.5%로 인하하면서 내수를 부양했다.

금리인하로 1985년에서 1989년 사이에 주가지수가 3배 급등했고, 집값도 2.7배 상승했다. 자산가격에 거품이 발생하자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1989년 4월 2.5%에서 1990년 3월에 5.25%로 인상했다. 그 후 주가와 집값에 생겼던 거품이 붕괴하면서 일본 경제가 장기 디플레이션에 빠졌다.

이와 더불어 1986년 '미·일 반도체 협정'도 일본 경제의 장기침체 요인으로 작용했다. 1980년대 일본 정부가 막대한 보조금 지급 등으로 반도체산업을 육성한 결과 일본 반도체기업들의 세계 D램 시장점유율은 1980년 25%에서 1987년 80%로 급등했다. 미국이 제동을 걸었다. 미국은 일본 반도체기업의 덤핑을 문제 삼아 1986년 일본 시장에서 10% 수준이던 미국산 반도체를 20%로 확대하게 했다.

2014년부터는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 그 계기를 제공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한 해 사이에 본원통화를 2배 이상 늘렸다. 그 전후에 엔 가치가 급등했다. 2007년 6월 123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이 2011년 8월 77엔으로, 엔 가치가 37%나 상승했다. 이는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 압력을 더 심화시켰다. 이에 일본은 '아베노믹스'로 대응했다. 아베노믹스의 핵심은 2~3%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통화공급을 무제한 늘리겠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2012년에서 2016년 사이에 본원통화가 3.2배나 급증했다. 그 이후에도 일본의 본원통화 공급은 계속 확대되고 엔 가치는 하락했다. 최근 엔·달러 환율이 140엔까지 상승했는데도 미국은 수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소니를 포함한 8대 대기업은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라피더스'라는 반도체회사를 설립하고 반도체 제국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중국과 기술전쟁을 하는 미국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엔 강세와 더불어 미국이 주도한 저유가와 저금리로 우리 경제는 1986~1988년에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2%에 이르는 '3저 호황'을 누렸다. 일본 반도체산업의 쇠퇴가 우리에겐 성장 계기가 되었다.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암묵적 지원으로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고, 일본은 반도체 제국을 꿈꾸고 있다. 우리가 반짝 긴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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