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치 않는 임신으로 결혼, 남편과 눈도 안 마주쳐…'졸혼' 어떻게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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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원치 않는 임신으로 결혼한 뒤 남편과 애정 없이 남보다 못한 사이로 수년째 지내고 있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7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를 통해 이같이 밝힌 여성 A씨는 "서로 애정 없는 상태로 신혼을 보냈고 결혼한 지 채 1년이 안 됐을 때부터 각방을 쓰기 시작했다. 살다 보면 애정이라는 게 생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아이가 중학교 입학할 때까지 특별한 용무가 없으면 눈 한번 마주치지 않았다. 남보다도 못한 관계다. 이렇게 허울뿐인 결혼생활을 유지하면 뭐 하나 싶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졸혼하고 싶은데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합의서는 어떻게 작성해야하냐"며 도움을 청했다.

'졸혼'이란 혼인 관계는 유지하되 서로의 사생활을 터치하지 않고 각자의 인생을 즐기기 위한 것을 의미한다. 법적인 개념이 아니어서 특별한 요건이 필요하지 않지만, 한쪽이 원한다고 해서 바로 성립된다고도 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문제가 되는 건 재산분할이다. 현행법상 배우자 명의로 된 재산을 분할받으려면 이혼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졸혼은 법적으로 부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여서 재산분할 청구를 할 수 없다. 따라서 졸혼 합의서에는 재산 분배와 생활비 지급에 대한 조항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각자의 사생활을 어디까지 보장해 주고 인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합의가 필요하다. 유혜진 변호사는 "졸혼 후에 이성과의 교제를 어느 정도까지 허락할 것인지 미리 합의하지 않은 경우에는 나중에 분쟁이 발생할 수 있으니 이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합의 사항은 반드시 기록과 증거로 남겨야 한다. 공증받으면 완벽한 합의서가 될 수 있겠지만, 절차가 번거롭다면 합의 사항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재해 서면으로 작성해도 된다. 다만 합의된 사항이라도 일방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다면 불공정한 계약이 돼 민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합의서는 작성 시점을 별거 시점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 합의서 내용만으로 재산분할을 똑같이 받기는 어렵겠지만, 합의서 작성 시점을 별거 시점으로 해 혼인 파탄 시기로 인정받고 그에 따라 재산 분할이 이뤄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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