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랠리 놓친 기관들… "지금이라도 담자" 추격매수

송경재 2023. 6. 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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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수요 늘며 주가 급등
S&P500 비중 1.1 → 2.7%로
1분기 엔비디아 팔았던 기관들 최근 2주간 주식 집중매수 나서
1조弗 넘었던 시총 고평가 논란도
주가 4거래일째 하락 ‘숨고르기’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의 상승 랠리를 놓친 기관 투자지들이 최근 2주 동안 엔비디아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기관, 엔비디아 쓸어 담아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인용해 스테이트스트리트, 피델리티, 아문디 등 올해 1·4분기 엔비디아의 비중을 축소했던 기관 투자자들이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대형 기관 투자자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폭등해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하기 전에 주식을 대거 매각했다.

이들 만이 아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뮤추얼펀드들 역시 올해 초 엔비디아 주식을 팔아치웠다. 올해 비중을 가장 크게 축소한 종목 중 하나다.

FT는 그러나 대형 기관의 펀드매니저들이 다시 엔비디아 주식을 쓸어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뮤추얼펀드, 헤지펀드들이 엔비디아를 비롯해 AMD 같은 다른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기업,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바클레이즈의 미국 주식파생시장부문 공동 책임자인 브라이언 보스트는 "2022년 이후 많은 이들이 성장주의 비중을 축소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다시 성장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S&P500 비중 1.1%→2.7%

엔비디아는 올해 주식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대표 종목 가운데 하나다. 지난달 24일 AI 반도체 수요 폭증을 이유로 2·4분기 매출 전망을 시장예상치보다 50% 높여 잡으면서 주가가 305달러에서 419달러까지 급등했다. 다만, 그간의 폭등세 여파로 현재는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달 2일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해 7일에는 11.75달러(3.04%) 하락한 374.75달러로 마감했다.

월가의 주식 중개인들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식을 내다 팔려는 이들이 별로 없어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는 심각한 지장을 받았다. 하루 평균 거래량이 320억달러로 이전 수준의 2배가 넘었지만 수요를 충족하지 못했다. 최근의 주가 하락은 이 같은 수요가 단기적으로 충족됐다는 뜻으로 중개인들은 해석한다

엔비디아가 시장수익률 지표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1.1%에서 지금은 2.7% 수준으로 높아졌다. 기술주 비중이 높지 않은 펀드들은 올해 주식시장의 이상 흐름에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주가 상승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라플랫폼스 등 일부 대형 기술주에 주로 집중된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이들 7개 종목은 주가 폭등으로 '러셀1000 성장지수' 전체 시가총액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현재 JP모간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간스탠리 등 미국 3대 투자은행은 엔비디아를 상위 10개 투자종목에 포함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단 한 곳 만이 엔비디아를 톱10에 포함시켰던 것과 대조적이다.

■주가 고평가 논란

엔비디아의 주가 향배에 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1969년 메인프레임 시대, 1983년 PC 시대, 2000년 인터넷 붐에 비해 '엔비디아 AI 시대'는 주가 붐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상승 폭이 크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가치투자의 대가'로 꼽히는 애스워드 다모다란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엔비디아의 시가총액 1조달러는 어불성설"이라며 "지나치게 고평가됐다"고 지적한다.

다모다란 교수는 시총 1조달러 클럽 멤버들은 애플, MS, 알파벳, 아마존 등 4개 업체로 모두 소프트웨어기업이거나 자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한 곳들이라고 진단했다. 하드웨어와 달리, 소프트웨어는 최종 시장이 다양하기 때문에 시총 1조달러가 충분히 정당화된다는 것이 설명이다.

다모다란은 "엔비디아는 쓰임새가 제한적인 하드웨어업체로 AI 반도체 시장을 엔비디아가 완전히 장악한다고 해도 지금의 밸류에이션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AI반도체 시장이 10년 뒤 350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시장 전부를 엔비디아가 먹는다 해도 엔비디아의 시총은 지금보다 20% 낮은 수준이 적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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