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예비군 훈련은 출석 인정 안 돼”… 성적 1등 하고도 장학금 깎였다
한국외대 외국어교육센터의 한 교수가 학생 예비군 훈련을 다녀온 학생에게 결석 처리를 해서 불이익을 준 사실이 8일 알려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예비군법은 예비군 훈련을 받은 학생에 대하여 그 기간을 결석으로 처리하거나 훈련을 이유로 불리하게 처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도, 대학가에서는 여전히 예비군 훈련을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한국외대 4학년에 재학중인 김모(29)씨는 교내 방과 후 영어 프로그램 학기말 최종 성적으로 99점을 맞아 1등을 하고서도, 1등 장학금을 받지 못하게 된 것을 지난 2일 알게 됐다. 해당 수업은 교양 2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는 비교과 프로그램인데, 1등에게는 12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었다. 김씨를 포함해 3명의 학생이 공동 1등을 했지만, 김씨는 최종 성적에서 2점을 감점 당해 결국 두 학생이 1등 장학금을 수령했다.
김씨는 예비군 훈련 참석으로 인한 결석을 이유로 불이익을 받은 것이 부당하다며 이의를 제기했으나, 담당 교수는 성적 정정을 거부했다. 해당 교수는 김씨에게 “정규 수업이 아닌 교내 비교과 프로그램에는 예비군법보다 센터 규정이 우선한다”며 “예비군 등 각종 사유를 포함해 개강일에 유고 결석이 원칙적으로 없다고 공지한 바 있다” “최종 수료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므로 불이익이 아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예비군법 제10조의2는 예비군 훈련을 받은 학생에 대하여 그 기간을 결석으로 처리하거나, 훈련을 이유로 불리하게 처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비군 훈련이나 동원에 대한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이에 예비군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불리한 처우를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는 처벌조항도 두고 있다.
하지만 대학가에서 예비군 훈련에 참여했다가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해엔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등에서 학생 예비군 참석자에게 출석, 시험 등에서 불이익을 줬다가 국방부는 각 대학에 ‘학생 예비군의 학업 보장 관련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 공문은 예비군 훈련에 참석하는 학생을 결석 처리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해당 학생에게도 1등 장학금은 아니지만 소정의 장학금이 지급될 예정이었다”며 “사전에 유고 결석이 불가하다는 내용이 학생들에게 충분히 공지됐으며, 학생들도 숙지를 한 것으로 알고 있고, 얘기가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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