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천안함장 “권칠승 보자 한대 치고 싶었다, 黨 사과없인 수용 불가”

김상윤 기자 2023. 6. 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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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칠승 만난 천안함장, 이재명 사과·민주당 공식 입장 표명 요구

최원일 천안함 전 함장은 8일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을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로 만난 뒤 “‘부하 다 죽인 함장, 무슨 낯짝으로… 어이없다’ 발언의 당사자를 만났다”며 “처음 본 순간 몸에 힘이 들어가고 부들부들 (떨려서) 한 대 치고 싶었다”고 했다.

최 전 함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권 대변인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했고, 저는 여전히 진행되는 모욕적 언사에 대한 항의를 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요구를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장에서 추념식이 끝난 뒤 최원일 전 천안함장으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이날 이 대표는 최 전 함장의 항의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권 대변인이 최 전 함장을 직접 만난 것은 막말 논란이 불거진 지 사흘 만이다. 이날 만남은 천안함 생존자 전준영씨의 요구로 이뤄졌다. 전씨는 지난 7일 국회를 방문해 권 대변인에게 “함장님을 직접 만나서 사과해달라”고 했다.

최 전 함장과 권 대변인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이번 천안함 막말 사건은 해결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 전 함장과 생존 장병, 유족들은 이날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공식 입장 표명과 이재명 대표 면담 및 사과, 차후 망언자 징계 등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장경태·서은숙 최고위원, 김영진 의원 등 민주당 인사들의 천안함에 대한 잘못된 주장과 발언 중지”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의 악의적 댓글 중지” “천안함 피격 사건의 올바른 인식을 위한 당 교육 기회 마련” 등도 요구했다.

논란의 진원지인 이래경 이사장은 사퇴 이틀 뒤 “자폭이라고 적은 것은 과잉 표현”이라면서도 “천안함 사건은 원인불명이란 것이 내 입장”이라고 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군인이라면 경계 실패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했고, 서은숙 최고위원은 “북한 피격에 의해 발생한 것을 강조하면서 지휘관의 책임과 겸허함도 얘기했다면 오해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7일 브리핑에서 천안함 장병과 유족에게 유감 표명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래경 이사장이 민주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됐다가 ‘천안함 자폭’ 주장 등 논란으로 사퇴한 뒤, 이재명 대표는 지난 7일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 당대표의 역할”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권칠승 대변인은 같은 날 “천안함 장병과 유족들을 비롯하여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모든 분에게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다음 날 권 대변인은 최 전 함장을 비공개로 만나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천안함 생존 장병과 유족들은 민주당을 상대로 요구 사항을 발표하며 제대로 된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았음을 밝혔다. 이들은 “당대표와 면담, 당 차원의 사과 등 위 요구 사항에 대한 조치가 없으면 사과 수용 불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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