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실 없다"...속초서 양수 터진 임신부, 200㎞ 날아 서울까지

김가은 2023. 6. 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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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지역에서 출산이 임박한 임신부가 분만실을 찾아 2시간가량 헤매다가 서울에 있는 한 대형병원으로 헬기 이송됐습니다.

분만실, 의료진 부족 등 인프라가 열악한 강원 농어촌 지역에서 안전한 출산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2020∼2023년 5월까지 헬기를 통해 임신부 등 구급 환자를 옮긴 건수는 714건이었으며, 올해에만 출산이 임박한 2명의 임신부를 헬기 이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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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분만 취약지 14곳…정선, 고성, 양양은 산부인과조차 없어
의료인프라 열악…도 "다양한 사업·의료진 수급 등 방안 검토 중"
출산이 임박한 임신부의 헬기 이송을 준비하는 소방 당국/사진=연합뉴스

강원 지역에서 출산이 임박한 임신부가 분만실을 찾아 2시간가량 헤매다가 서울에 있는 한 대형병원으로 헬기 이송됐습니다.

분만실, 의료진 부족 등 인프라가 열악한 강원 농어촌 지역에서 안전한 출산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8일)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4시 28분쯤 속초 한 리조트에서 "임신부의 양수가 터졌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소방 당국은 현장에 도착해 30대 A씨의 상태를 살피며 분만 의료기관이 있는 강릉 한 대형병원에 제왕절개 가능 여부를 문의했습니다.

당시 태아가 자궁 안에 거꾸로 자리한 상태였기 때문에 분만 의료 없이 무작정 출산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병원 측에서는 "분만실이 없어 수술과 입원이 불가하다"고 했고, 속초 한 의료원에서도 "야간 시간에는 분만 수술이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이에 소방 당국은 원주와 서울의 대형병원에 각각 수술이 가능한지 추가 문의했으나 원주의 병원도 받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결국 소방당국은 서울 거주자인 A씨가 평소 이용하던 목동의 한 대형병원으로 헬기 이송했습니다.

A씨는 휴식차 속초 지역을 찾았다가 분만 예정일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갑작스레 양수가 터지면서 이런 일을 겪었습니다.

응급 산모/사진=연합뉴스

이처럼 도내 열악한 분만 환경 탓에 임신부들이 응급 상황에서 헬기 등을 통해 긴급히 옮겨지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2020∼2023년 5월까지 헬기를 통해 임신부 등 구급 환자를 옮긴 건수는 714건이었으며, 올해에만 출산이 임박한 2명의 임신부를 헬기 이송했습니다.

의료기관까지 1시간 내로 접근이 어려워 이용이 쉽지 않거나 갈 수 있는 병원이 없어 이런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강원도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도의 분만 취약지는 평창, 정선, 화천, 인제, 횡성, 고성, 양양, 태백, 속초, 삼척, 홍천, 영월, 철원, 양구 등 14개 시·군입니다.

이중 정선, 고성, 양양에는 산부인과 의료기관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도는 분만 취약지 해소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는 입장입니다.

도 관계자는 "현재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에는 '찾아가는 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있고, 분만 취약지에 있는 강원지역 응급 산모의 전용주택인 '안심스테이' 등 고위험 임신부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라며 "안전한 출산 환경 조성을 위해, 이런 사업을 확대하고자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도내 의료진 부족 문제에 대해서도 여러 수급 대책을 마련하고자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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