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미래 50년, 친환경철강 전환·지배구조 개편에 달려
해외 경쟁업체보다 속도 더뎌
투명한 승계 프로그램도 시급
포스코는 지난 50년간 대한민국 제조업 르네상스의 마중물 역할을 해왔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잖다. 포스코가 세계 선두 철강업체로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선 지배구조 개편과 친환경 철광으로의 전환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우선 후임 최고경영자(CEO) 육성 프로그램이 전무한 점을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동안 역대 포스코 회장 선임과 퇴임 과정은 갑작스럽고 부산스러운 가운데 이뤄졌다. 임기 중 후임자를 기르고 바통을 넘겨줘 경영의 안정화와 지속성을 꾀하기보단, 현직 회장의 임기 문제가 늘 화두였던 탓이다. 현직 회장들은 대안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연임을 시도하는 일이 빈번했다. 그래서 후임자는 준비가 안 된 채 CEO 자리에 올라 수 개월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례가 적잖았고, 인선 배경을 두고선 정권 실세가 지목되는 일이 반복됐다. 포스코 민영화 이후 취임한 이구택·정준양·권오준 회장 모두 임기 중 물러났다.
이에 따라 포스코 CEO추천위원회에선 CEO 교체 후 경영 일관성을 위한 투명한 승계 프로그램 가동을 요구했지만 현실화하지 못했다. 포스코는 공기업이 아니지만 지분이 잘게 분산된 상황에서 국민연금공단(9.11%)이 최대주주로 있고, 태생이 공기업인 탓에 정권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런 폐단을 끊기 위해서라도 승계 프로그램 가동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통령과 포스코 CEO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방안 등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철강으로의 전환도 숙제로 남아 있다. 포스코는 석탄을 사용하지 않는 수소환원제철을 2026년까지 시험 생산하고, 2030년에는 상용화 기술을 완성한다는 각오다.
다만 글로벌 경쟁업체에 비해서는 다소 더딘 일정이다. 스웨덴의 사브는 2021년 이미 수소환원제철 생산에 성공했다. 포스코보다 4년 앞서는 2026년까지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재활용 자재를 이용한 탄소중립 철강을 올해에만 4만t 공급할 예정이다. 선도 기술이 있음에도 또 다른 탄소중립 철강 개발에 적극적인 모양새다.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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