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비투자가 끌어올렸다"…일본 0.7% 깜짝 성장
잠정치 1.6% 훌쩍 뛰어넘어
리오프닝에 민간소비도 활발
4월 경상흑자액 76% 껑충
임금인상·디지털 인재 육성
기시다표 경제정책 잰걸음
일본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설비투자 증가세 등에 힘입어 시장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2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갔다. 4월 경상수지 흑자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6.3% 늘며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8일 일본 내각부는 개정치 발표를 통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0.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런 성장세가 1년간 이어진다고 가정하고 산출한 연간 환산(연율) 성장률은 2.7%였다. 지난달 속보치 발표에서는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0.4%였으며 연율로는 1.6%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실질 GDP 성장률 개정치와 관련해 민간 경제 전문가 10명의 예상을 종합한 뒤 평균해보니 1.8% 수준이었다고 전했는데, 실제 발표 수치는 이를 뛰어넘었다. 일본의 1분기 연율 기준 실질 성장률은 미국(1.3%)을 앞선다. 또 일본의 전 분기 대비 실질 GDP 증가율은 한국(0.3%)을 웃돈다.
일본 1분기 실질 GDP에서 속보치와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결과가 나온 데는 민간 설비투자 증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속보치 발표에서 전 분기 대비 설비투자 증가율은 0.9%였는데, 개정치에서는 1.4%로 높아졌다. 개정치 발표에는 재무성이 공개한 1분기 기업 통계가 반영됐는데, 자동차 관련 산업 등을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활발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 설비투자도 견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GDP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는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속보치 0.6%에서 개정치 0.5%로 낮아졌다. 3월분 소비를 산정한 결과 외식 등 소비 증가율이 속보치 때보다 다소 줄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안정돼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면서 개인 소비가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고, 이것이 지난 1분기 전반적인 경제성장률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재무성이 이날 발표한 4월 국제수지통계(속보치)에 따르면 경상수지 흑자액은 1조8951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3% 늘었다. 자원 가격 하락으로 원유, 가스 등 수입액이 줄고 반도체 수급난 완화로 자동차 수출이 늘어난 것 등이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 영향을 줬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8조2234억엔, 수입은 4.1% 감소한 8조3366억엔이었다.
한편 일본 정부는 '경제 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 원안을 통해 임금 인상과 저출산 대책을 핵심으로 '두꺼운 중산층'을 재구축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가계 소득 확대와 자산 운용 활성화를 유도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실현하려는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7일 열린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최근 임금 인상 추세 등을 거론하며 "지금이야말로 (간판 정책인) 새로운 자본주의 실현을 한층 가속화할 때"라고 포부를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달 중 협의를 거쳐 해당 원안을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경제는 그동안 수십 년간 장기 경기 침체로 국내 수요와 근로자 임금이 정체되는 악순환이 계속돼왔다. 원안은 이 같은 악순환 고리를 끊고 '중산층을 두껍게 부활시킨다'고 명시했다. 예컨대 노동시장 개혁에는 임금 인상은 물론 직무형 고용제 확대, 디지털 등 성장 산업으로 인재 유입을 유도한다는 방침이 담겼다. 또 이번 방침에는 연내 최저임금을 전국 가중평균 1000엔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가계에 대한 경제 지원책도 실시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확충해 가계의 자산 소득 확대를 도모하고 가계의 자산 운용을 진작하기 위한 정책 계획도 연내 정리한다. 일본 정부는 임금 인상 등 여러 경로로 가계 소득을 뒷받침하고 소비와 설비투자 확대를 유도할 방침이다.
[도쿄 김규식 특파원 / 서울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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