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권도형 몬테네그로 체포 직후 378억원 인출”
시그넘 은행 아닌 곳서 현금화한 듯”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직후 거액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 단성한 부장은 9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권 대표가 지난 3월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 소유 가상화폐 지갑에서 2900만달러(약 378억3000만원) 상당을 인출한 정황을 포착해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LFG는 테라·루나의 가치 유지를 목적으로 지난해 1월19일 출범한 거버넌스 평의회다.
단 부장은 LFG 지갑에서 빠져나간 가상화폐와 관련해 “권도형이나 그의 지시를 받은 누군가가 이를 꺼내 시그넘 은행이 아닌 다른 곳으로 보내 현금화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시그넘 은행은 2017년 스위스에 설립된 최초의 가상자산 은행이다. 권 대표는 비트코인 1만개(약 3497억원)를 빼돌려 현금화한 뒤 이 은행에 예치한 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고발당했다.
단 부장은 권 대표의 시그넘 계좌엔 현재 1300만달러(약 169억원)이 남아있으며, 이 돈 역시 LFG 지갑에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해당 자금의 동결을 추진 중이다.
단 부장은 “한국에서 먼저 재판을 받고 나서 미국으로 송환돼 또 재판을 받고 나서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형이 집행될 수 있다”며 “한국에서 40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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