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헤드셋' 발표에도 부품株 우울
전세계 판매목표 15만대 불과
삼성전기·LG이노텍·LG디플
부품업체 주가 실망감에 약세
애플이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를 공개했지만 국내 관련주는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국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확장현실(XR) 기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지만 주가 흐름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애플이 목표 판매량마저 당초 예상보다 대폭 낮추면서 기대감이 더욱 가라앉는 분위기다.
8일 삼성전기 주가는 전날보다 1.35% 하락한 14만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디스플레이 주가도 장중 1% 넘게 급락하다 장 후반 반등해 0.79% 하락한 채 마감했다. LG이노텍 주가는 하락과 반등을 반복하다 0.33% 오르는 데 그쳤다. 애플 아이폰 등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이들 기업은 신제품 비전프로 공개를 앞두고 투자자의 관심을 받아왔다. 최근 주가도 상승곡선을 그었지만 정작 애플이 비전프로를 발표하자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애플이 9년 만에 신제품을 내놓았지만 시장에서 당장 관련 업체가 수혜를 보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초도 부품 주문이 미미하고 시장성이 불확실해 실적 기여 효과를 추산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비전프로의 사양과 디자인이 발전한 것은 맞는다"면서도 "높은 판가와 무게 등 한계를 감안하면 비전프로는 일반 소비자 대상이 아닌 기업 간 거래(B2B) 또는 콘텐츠 개발자용 제품에 가까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첫해 판매량은 100만대 미만일 것"이라고 짚었다.
애플이 비전프로의 전체 판매 목표를 낮춰 잡았다는 소식도 기대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애플은 당초 100만대 수준의 판매 물량을 논의했지만 이내 30만대로 낮췄고 마지막엔 15만대로 목표치를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내부에서도 신제품의 흥행을 그만큼 보수적으로 바라본 셈이다. 3499달러에 달하는 제품 가격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XR 기기 시장 성장성을 고려하면 관련 수혜주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 20년간 트렌드를 주도해온 애플이 새로운 기기로 MR을 선택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며 "AR과 VR 시장의 성장 속도와 시장의 판도를 주목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LG이노텍과 나무가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 AR 3D 카메라를 개발 중이고 렌즈 기업인 세코닉스에도 낙수효과가 크다"면서 "협업 중인 카메라, 기판, 구조물, 내외장재 기업으로는 삼성전기, 파트론, 에스코넥, 뉴프렉스, 덕우전자, 인터플렉스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XR 기기 시장 성장과 관련해 관심을 가져야 할 기업으론 XR 카메라용 장비를 만드는 하이비젼시스템, 카메라 안정성 향상 스티프너 기업인 덕우전자,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업체 라온텍, 카메라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업체 뉴프렉스가 있다"고 밝혔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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