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벌써 4명째… 인천 갯벌서 또 고립 ‘참변’
해경 “면적 너무 넓어 단속 역부족 지자체 등과 협의… 순찰 강화”
8일 오전 3시27분께 옹진군 영흥도 인근 갯벌에서 조업 중이던 60대 A씨가 다급한 목소리로 해경에 구조 요청을 했다. 평소 밤에 불빛을 이용해 조개 등을 잡는 해루질을 하던 A씨는 조업 중 바닷물이 차오르자 신고 전화를 걸었고,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의식을 잃고 숨진 뒤였다.
앞서 지난 3일 오후 8시께 인천 중구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에서도 갯벌에서 해루질을 하던 동호회원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다. 이들은 당시 또다른 동호회원 1명과 함께 갯벌로 4㎞가량 들어가 해루질을 했고, 물때가 밀물로 바뀌면서 바닷물이 차오르자 다급하게 대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 중 1명은 해경 구조대에 의해 구출됐지만, 다른 2명은 실종돼 끝내 사망했다.
인천 갯벌에서 고립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해경 등이 갯벌 사고 위험지역의 출입 단속 등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과 인천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달 8일까지 인천지역 갯벌에서 발생한 고립사고는 19건, 이로인한 사망자는 4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8건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지난 2020·2021년 관련사고가 각각 23건씩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올해는 이보다 훨씬 많은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도 해경에서는 갯벌 고립 사고를 막을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갯벌 면적이 넓은 데다 시민들이 스스로 갯벌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어렵다는 이유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해경과 지자체는 갯골 등 사고가 잦은 지역을 위험지역으로 지정하고, 시민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단속하는 등 조치를 해야 한다”며 “어패류 잡는 시간을 제한하는 등 야간 갯벌 고립 사고에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밀물은 시속 10~15㎞ 정도로 들어오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물 때를 미리 확인하고 밀물 30분 전 알람 설정을 하는 등 시민들 주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하루 수백명의 시민들이 썰물을 따라 조개가 많은 갯벌 깊은 곳까지 들어가고 있지만 이를 막기는 어렵다”면서도 “지자체 등과 협의해 갯벌 사고 위험지역의 순찰을 강화하는 등 예방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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