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프 컴퍼니 이승민 대표 “신인 작곡가들의 ‘음자리표’ 돼주고 싶어요”[인터뷰]

김원희 기자 2023. 6. 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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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프 컴퍼니 이승민 대표. 클래프 컴퍼니 제공



세계무대를 누비고 있는 K팝의 위력, 그 화려한 무대 뒤에는 이들을 빛내는 수많은 조력자가 있다.

그 중에서도 세계인을 하나로 만들 단 한 곡, 그 한 곡을 탄생시키는 능력자인 작곡가는 결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클래프 컴퍼니의 이승민 대표 역시 지난해 케빈오, 틴탑의 창조, 정승환, 손디아, 러블리즈 출신 이수정 등 다양한 장르의 K팝 아티스트와 협업하며 가요계에서 두각을 드러낸 실력자다. 최근에는 지난달 31일 발매된 그룹 DKZ 유닛 나인투식스의 타이틀곡 ‘돈트 콜 미’와 수록곡 ‘끄덕’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경향과 만난 이 대표는 “확고한 세계관이 있어 재미있는 작업이었다”고 했다.

“멤버인 종형과 민규가 드라마 ‘성스러운 아이돌’에 보이그룹으로 깜작 등장했던 세계관을 유닛의 세계관으로 이어가는 게 재밌더라고요. 타이틀곡 ‘돈트 콜 미’는 주 MZ세대 직장인을 대변하는 곡이에요. 곡의 주제가 확실해서 ‘워라밸’(워크 라이프 밸런스), ‘SNL’의 ‘MZ오피스’를 콘셉트로 즐겁게 작업했어요. 회사 내부 작사가들과 가사를 쓰고 경합해 고르고 고른 가사에요. 곡은 저희 컴퍼니에서 진행한 송캠프를 통해 탄생했던 노래고요.”

클래프 컴퍼니 이승민 대표. 클래프 컴퍼니 제공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이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클래프 컴퍼니’는 지난 2012년 설립된 뮤직 퍼블리싱 컴퍼니다. 뮤직 퍼블리싱 컴퍼니는 작곡부터 제작 및 발매, 그 이후 홍보와 저작권 관리까지 하나의 음원이 탄생하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진행하는 기업이다. 이 대표는 작곡가로서 엠보트와 로엔엔터테인먼트(현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를 거쳐 클래프 컴퍼니를 설립해 영화음악과 드라마 OST, 국악 프로젝트, K팝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펼치고 있다.

그런 클래프 컴퍼니에는 곡의 시작점인 음자리표를 뜻하는 ‘클래프’의 뜻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대표는 활발한 음악 작업과 함께 한 발 더 나가 신인 작곡가들이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는 시작점이 되는 기업으로서 음악 비즈니스 전반으로 영향력을 뻗어 나가고 있다.

“음자리표가 있어야 악보를 시작할 수 있듯이, 저희가 신인 작가들의 시작점이 돼주고 싶었어요. 과거 작곡가로 일하면서 가끔은 기계부속품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또 유명작가들은 항상 곡이 나오는데 신인 작가들에게는 기회가 없잖아요. 그래서 회사를 설립하고는 중간급 신인 작가들을 채용했어요.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좋은 곡들을 만들어 나가고 있죠. 또 기획사나 제작사에 데모곡을 보낼 때 작가명을 기재하지 않는 등 신인 작가들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고요.”

‘CLEF X CREW’ 프로젝트로 케빈오와 협업한 음원 ‘등대’의 커버. 클래프 컴퍼니 제공



최근 여러 가수가 소속사와 저작권 관련 갈등을 빚거나, 유명 작곡가들이 표절 시비에 휘말리기도 하면서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부각되는 요즘이다. 그러나 그에 비해 신인 작곡가들의 권리는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이 대표는 작곡가들의 저작물을 대리 중개하며 저작권을 지키는 데도 큰 힘을 쓰고 있다.

“솔직히 신인 작곡가의 저작권을 지킬 방법은 거의 없는 게 사실이에요. 계약서를 쓰고도 갑자기 불리하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도 최대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작가들에게 주입식 교육을 하고 있어요.(웃음) 자신의 곡을 메일로 보낼 때 관련된 사람을 모두 참조해서 보내거나, 지분율 확인서를 먼저 작성하고 날인을 받으라고요. 사회적 위치상 이런 요구를 하는 게 어렵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업계의 분위기가 바뀌려면 끊임없이 노력할 수밖에요.”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클래프 컴퍼니의 로고 속 도돌이표를 ‘포인트’로 언급하며, ‘선순환’을 이끄는 기업이 될 것을 다짐했다.

“다양한 작가들이 있는 많은 다양한 음악을 소화한다는 게 저희 회사의 장점이에요. 과거 ‘이름값’에 밀려 기회를 얻지 못했던 작가들도 이제는 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회사를 내 활발히 활동하고 있죠. 우리 회사를 발판으로 다양한 매력의 작가들이 더 크게 뻗어 나가고 그들이 또 새로운 작가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선순환을 이루는 기업이 되길 바랍니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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