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웅 연출 "과거에 발목잡힌 여자, 포용하는 마음으로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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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 생활을 하고 가석방돼 나온 한 여자가 세상과 관계맺기를 해야 하는데, 막막한 상황이죠. 잊고 싶은 과거가 아직도 그녀의 발목을 잡고 있어요. 안타까움에 그 사람을 포용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하게 됐어요."
'연극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던 고 연출은 "과거와 현재가 부딪치고 아파트와 감옥의 공간이 무대에서 동시에 보여진다. 연극이라서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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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수감 생활을 하고 가석방돼 나온 한 여자가 세상과 관계맺기를 해야 하는데, 막막한 상황이죠. 잊고 싶은 과거가 아직도 그녀의 발목을 잡고 있어요. 안타까움에 그 사람을 포용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하게 됐어요."
고선웅 연출은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연극 '겟팅아웃' 연습실 공개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작품은 고 연출이 지난해 9월 서울시극단 단장으로 부임한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연출작이다. 오는 23일부터 7월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8년의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여성 '알린'이 낡고 허름한 아파트로 돌아와 겪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담는다. '잘자요, 엄마(Night, Mother)'로 잘 알려진 퓰리처상 수상자 마샤 노먼이 1977년 발표한 첫 희곡이다.
알린은 과거 알리라는 이름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꿈꾼다. 감옥에서 낳은 아이와 재회하고 사회에서 일하며 평범한 엄마가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한번 일탈했던 그녀가 제자리를 찾기는 쉽지 않다.
부모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어린 시절부터 음흉한 속내를 가진 교도관들과 감옥에서 보낸 10대 시절의 그림자가 여전하다. 포주였던 남자친구도 다시 찾아와 그녀에게 매춘을 권할 뿐이다.
극은 출소 후 새로운 삶을 마주한 알린과 그녀의 과거 존재인 알리의 모습이 교차며 전개된다. 무대 1층은 현재의 알린이 머무는 아파트, 2층은 과거 알리가 수감된 교도소 방으로 꾸며졌다.
'연극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던 고 연출은 "과거와 현재가 부딪치고 아파트와 감옥의 공간이 무대에서 동시에 보여진다. 연극이라서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캐릭터가 여러 인물을 만나고 상황을 풀어가는 방식에서 연극을 보는 재미가 있다. 이 작품도 인물을 차례로 만나며 사투를 벌이는 캐릭터의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70년대 희곡이지만, 현재의 관객들도 공감할 동시대성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고 연출은 "공립극단으로서 일반 시민들이 공감할 보편적인 주제 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렵지 않으면서 이해하기 쉽고 연극을 보는 재미에 충실한 작품을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알리와 알린이 같은 사람이라고 믿는 게 중요한데, 두 배우의 목소리나 외형 등이 비슷해서 운이 좋다. 배우 모두 환상적인 팀워크를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린 역은 연극 '오만과 편견', '해롤드와 모드' 등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 이경미, 알리 역은 연극 '아마데우스'에서 독특한 매력을 선보인 유유진이 맡았다. 알리 엄마 역엔 박윤정, 남자친구 칼 역엔 서우진이 나서며 서울시극단 단원인 정원조, 강신구, 이승우 등이 출연한다.
이경미는 "알린이 중심축을 잘 지탱해야 하는 만큼, 고민이 많았다. 과거의 알리가 튀어나올 때마다 그 기억에 몰입하고자 했다"며 "알린은 그 안에서 견뎌내는데, 그 과정을 잘 쌓고 싶었다. 그 견딤의 끝에 큰 깨달음과 행복감을 얻게 된다"고 전했다.
고함을 지르고 반항하며 분노에 차올라 있는 알리로 분하는 유유진은 "누구나 살면서 자기 안의 무언가를 폭발시키고 싶은 순간이 있지만, 감추는 경우가 많다. 이 작품을 하며 그동안 제가 폭발시키지 못했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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