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도發 바이러스, 국민식탁 위협"
집중호우때 방류되는 물에
노로바이러스 등 유해물 포함
미처리 하수 관리 강화해야
급격한 기후변화와 팬데믹이 위생과 환경에도 큰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과거보다 훨씬 빈번한 집중호우로 하수와 빗물이 섞이면서 하수처리장이 받을 수 있는 용량을 초과하는 미처리 하수(초기우수)가 곧바로 강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수에 포함된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 다양한 미생물이 어패류에 축적되거나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이미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기 시작했다.
한국물환경학회(회장 박준홍)는 7일 '한국 하수도의 위생관리 선진화 방안 마련을 위한 학술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제언을 내놨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강신조 워터앤드에너지 어드바이저 대표(사진)는 "미국은 미처리 하수가 포함된 초기우수의 하천 방류를 법으로 금지하고 2004년부터 15년간 100조달러 이상을 투자해왔다"며 "이러한 초기우수에 대한 투자는 하수도의 본질적 목적이 위생 관리에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국도 기후변화에 발맞춰 초기우수에 대한 마스터플랜 구축과 하수 내 미생물에 대한 자료를 축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수 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모니터링해 지역의 코로나19 감염 발생을 예측하는 국내 연구 사례도 소개됐다. 두 번째 주제 발표자로 나선 김성표 고려대 교수는 한국의 하수 관리에서 보건·위생 측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미처리 하수 내 바이러스가 근해의 해산물에 축적돼 국민의 식탁을 위협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기초자료와 역학자료가 부족한 만큼 지속적인 조사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수처리시설을 만들고 운영하는 데에는 천문학적 재정이 소요된다. 초기우수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위생 관리와 환경 생태계가 한 번에 무너진다면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류연기 환경부 물환경정책관은 "대한민국 하수도는 해외의 어떤 국가보다도 빠르게 보급된 국제사회에서 보기 힘든 성공 사례"라며 "하지만 기후변화 등으로 과거에는 몰랐던 문제점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데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도심 침수와 미처리 하수의 월류가 하수도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고 했다.
김건하 대한상하수도학회 회장은 "현재 국내에서 고려하는 도심 침수 방지 목적의 대심도빗물터널시설도 치수만 고려하고 미처리 하수와 비점오염(도로, 사업장, 공사장 등에서 빗물과 함께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포함된 오수를 하천으로 직방류해 하천 수질과 수생태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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