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20층 높이' 울산 기업인 흉상 건립 두고 찬반 여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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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250억 원을 투입해 아파트 20층 높이로 추진 중인 기업인 흉상 건립 사업의 시의회 심사를 앞두고 찬반 여론이 격화되고 있다.
울산상공회의소 회장단은 8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흉상 건립은 기업인의 훌륭한 업적을 부각시켜 감사와 존경을 표하고 후대까지 그 정신을 계승하는데 활용된다"면서 "경제 여건으로 힘든 시기에 시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공감하지만 미래를 위한 사업과 투자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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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측, "250억으로 재벌총수 신격화"
김두겸 시장, "친기업 도시 이미지 각인"
울산시가 250억 원을 투입해 아파트 20층 높이로 추진 중인 기업인 흉상 건립 사업의 시의회 심사를 앞두고 찬반 여론이 격화되고 있다.
울산상공회의소 회장단은 8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흉상 건립은 기업인의 훌륭한 업적을 부각시켜 감사와 존경을 표하고 후대까지 그 정신을 계승하는데 활용된다”면서 “경제 여건으로 힘든 시기에 시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공감하지만 미래를 위한 사업과 투자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념사업은 장기적으로 울산에 대한 연고의식을 되살려 기업이탈을 막고, 재투자를 유인해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산업수도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통문화시민연대 등 7개 시민단체도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과 나라의 부흥을 이끈 기업인 조형물 건립을 적극 지지한다”며 “울산의 정체성을 지키고 이를 랜드마크로 활용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라고 환영했다.
흉상 건립을 반대하는 단체들은 예산낭비라며 사업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진보당 울산시당은 지난 7일 “기업인의 투자를 바라지 않는 시민은 없지만 말도 안 되는 흉상건립에 250억 원이나 쓰겠다는 것은 재벌총수를 신격화 하는 것”이라며 “조례안과 관련 예산안을 부결하라”고 밝혔다. 이어 정의당 울산시당도 “흉상 건립 사업은 전국적인 조롱거리로 도시 이미지를 훼손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반대 서명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도 지난달 31일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차 추경예산 284억 원 중 전체에 88% 이상이 흉상 건립을 위한 예산”이라며 “원포인트 추경이라고 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예산을 편성하면서도 시민들의 의견은 묻지도 듣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울산시는 기업가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내년 8월까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소유 울주군 언양읍 반연리 193-2 일대 4만463㎡ 야산에 ‘위대한 기업인’ 조형물 건립을 추진 중이다. 조형물은 미국 대통령 얼굴 조각상인 ‘큰 바위 얼굴’과 비슷한 형태로 울산~언양 간 24호 국도에서도 조망이 가능하도록 높이 40m 흉상 2개로 제작된다. 흉상을 받치는 기단까지 감안하면 조형물 자체 높이만 아파트 20층에 달한다. 소요 예산은 부지 매입비 50억 원과 조각상 설계·제작·설치비 200억 원 등 총 250억 원으로 추경을 통해 충당한다. 물망에 오른 기업인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초대회장과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고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등이다.
사업의 근거가 될 ‘울산시 위대한 기업인 기념사업 추진 및 지원 조례안’과 추경예산안은 오는 13일 소관 상임위인 산업건설위원회를 거쳐 21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지난 7일 시의회 본회의에 출석한 김두겸 시장은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정 이후 울산의 발전을 이루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위대한 기업인들을 기념함으로써 불굴의 기업가 정신을 계승하고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조성해 기업투자에 불씨를 지피겠다"며 기업인 흉상 건립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울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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