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엔 안보리 이사회 진출이 의미하는 것

입력 2023. 6. 8. 17:00 수정 2023. 6. 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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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6일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우리나라가 2024~2025년 임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으로 선출됐다.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헌신하신 선열들을 기리는 현충일 밤에 이제는 우리가 국제사회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할 중책을 맡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우리나라의 세 번째 안보리 이사국 수임을 바라보는 감회가 남다르다. 1996~1997년 우리의 첫 안보리 진출 시 주유엔대표부 1등서기관으로서 매일 전 세계 주요 현안에 대해 15개 이사국 간 치열한 논쟁이 이뤄지는 총성 없는 전쟁터를 경험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기 때문이다. 2013~2014년 두 번째 수임 당시에는 북핵외교기획단장으로서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 안보리 결의 채택을 위한 막후 교섭을 담당하기도 했다.

안보리는 윤석열 정부가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하에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고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수호하는 더욱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해 나가는 데 걸맞은 무대가 될 것이다.

우리는 안보리에서 지속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고 신흥 안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선도해나갈 계획이다.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전쟁의 참화를 극복하고 자유와 평화를 이뤄낸 대표적 국가로서 안보리에서 평화 유지와 평화 구축, 여성·평화·안보, 사이버 안보, 기후와 안보 등 주요 논의 진전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해 나가고자 한다.

국제평화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들을 다루는 안보리는 우리 안보와 직결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문제도 다루고 있다.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하는 2년 동안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안보리 논의에 이사국 자격으로 직접 참여함으로써 주요국과의 공조하에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사국 수임 기간 중 다른 이사국과의 협업도 중요한 과제다. 우리와 함께 2024~2025년 임기를 수임할 알제리, 시에라리온, 가이아나, 슬로베니아와 2023~2024년 임기 수임국인 일본, 스위스, 에콰도르, 몰타, 모잠비크는 우리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들 비상임이사국과 안보리 내에서 긴밀하게 협조해나가는 한편,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와도 다양한 현안에 대해 수시로 협의하게 될 것이다.

2024년에는 한·미·일 3국이 동시에 안보리 이사국을 수임하게 된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미·일이 북핵 문제를 비롯해 국제사회가 직면한 평화안보 현안에 대해 안보리 차원에서도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3국 간의 안보 공조를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안보리 이사국은 연간 400여 건의 공식 및 비공식 회의에 참석해 국제 분쟁의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100여 건의 결과물 도출을 위한 협의에 수시로 참여하게 된다. 현안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야 하며, 모호한 수사 뒤에 숨을 수 없다. 이사국으로서 현장 상황을 세심하게 분석하고, 우리 입장을 진지하게 고민하며, 관련국과의 협상에 치열하게 임해야 할 것이다.

2025년 12월 31일 우리가 2년간의 안보리 이사국 임기를 마치는 시점에 한국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는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는 평가가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이도훈 외교부 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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