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불위의 질주…그 이름 ‘촉법소년’
■ “운전하고 싶어서”…SUV 훔쳐 시속 154㎞ 달린 ‘촉법소년들’
지난 2일 밤 11시 40분쯤, 충남 아산시 온천동의 한 건물 앞에서 SUV 차 한 대가 사라졌습니다.
주차돼있던 차량은 ‘누군가’에 의해 이동됐고, 5시간 뒤 아산시 인주면의 한 논에서 폐차 직전의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건물 앞 CCTV에는 차량이 사라지던 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영상에는 남성 4명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SUV 차량 문이 열리는 걸 확인하더니 먼저 블랙박스 전원을 차단해 작동을 중지시키고, 이어 뒷좌석 카시트를 트렁크로 태연하게 옮겼습니다.
차량에 탑승한 이들은 곧 현장을 떠났고, 사라진 5시간 동안 100㎞ 넘는 거리를 돌아다녔습니다. 삽교호와 신정호 등 주변 관광지를 방문했고, 차량 운행정보 시스템에는 154㎞의 순간 시속이 기록돼 있었습니다.
이들은 사고 후 도주했지만,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누군가’했던 이들은 놀랍게도 모두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었습니다. 경찰에는 “운전을 하고 싶어 차를 훔쳤다”고 진술했습니다.
■ ‘처벌불가’…‘촉법소년’ 범죄, 어디까지?
경찰은 4명 가운데 3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입니다. 그러나 이들 중 2명은 ‘촉법소년’이라 형사처벌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차량 절도’ 전적이 있는데도 말입니다.
피해자 보상도 문제입니다. 부모와 합의하거나 민사소송을 진행해야 하는데, 차를 둘러싼 상황이 꽤 복잡해 보상 범위를 정하는 것부터 난관이 예상됩니다.
사실 도난된 차량은 ‘중고차’판매가 결정돼 지난 5일 다른 사람에게 양도했어야 하는 차량입니다. 차량 파손으로 자연스럽게 거래는 파기됐고, 받아야 할 돈이 사라지면서 피해자가 새로 사기로 한 SUV 차량을 인도하는 데에도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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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선 기자 (zi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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