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산모 바꿔치기' 30대 여성, 빼돌린 아기 4명 더 있다

과거 불법 입양 전력 추가로 확인
경찰, 아동매매 혐의로 구속

게티이미지뱅크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다른 여성이 낳은 신생아를 데려가려다 붙잡힌 30대 여성이 과거 아기 4명의 불법 입양을 주도한 사실까지 확인돼 구속됐다.

대구경찰청은 8일 “산모에게 자신의 인적 사항을 빌려주고 병원비 결제와 함께 아기를 데려가려 한 혐의(아동매매·건강보험법 위반 등)로 A(37)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 1일 대구 남구 한 대학병원에서 제왕절개로 태어난 남자아이를 같은 달 13일 퇴원시키려다가 신생아실 직원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실제 아이를 출산한 산모 B(31)씨의 소재와 신원을 파악하고 아동매매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B씨는 입원과 출산 과정에 A씨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 사항을 사용했다. A씨는 병원비와 함께 산후조리 명목으로 B씨에게 금전을 건넸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직접 양육하려고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A씨는 B씨 외에도 지난 3년간 총 4명의 미혼모를 상대로 아이를 출산하게 한 뒤 다른 사람의 친자식인 것처럼 허위 출생신고를 한 혐의가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A씨의 범행에 가담한 지인과 친자식인 것처럼 허위 출생신고를 한 부모 등 8명을 아동매매, 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 피해자인 남자 아기를 포함해 신생아 4명이 A씨 일당에 의해 불법 입양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피해 아동이 더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