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동관 자녀 학폭, 제2의 정순신···방통위원장 내정 철회하라”
일방적 가해 아니었다” 입장문
더불어민주당은 8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의 자녀 학교폭력(학폭) 문제를 제기하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내정 철회를 촉구했다. 이 특보는 입장문을 통해 “상호간 물리적 다툼이 있었지만 일방적 가해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1년 이 특보 자녀가 하나고 1학년에 재학할 당시 학폭 피해 학생들의 진술서 내용을 공개했다. 이 진술서는 2015년 국회 교육위 국정감사에서 나왔던 것이다.
진술서에는 “공부에 방해된다며 피해 다니자 책상에 머리를 300번 부딪히게 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 “복싱·헬스를 1인 2기로 배운 후 연습 삼아 팔과 옆구리 부분을 수차례 강타하였고 침대에 눕혀서 밟았다” “이유 없이 1주일에 2~3회꼴로 때렸고 식당에서 잘못 때려 명치를 맞기도 했다”는 등 내용이 담겼다.
강 의원은 “이동관 자녀의 학폭 사건은 ‘제2의 정순신’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라며 “이 사건은 정순신 전 검사 아들 사건보다 훨씬 더 강도 높은 학폭 가해 사건이자 정권 핵심 권력자인 아빠 찬스의 끝판왕이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해당 고교가 학폭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지 않았고 2012년 이 특보 자녀는 전학을 가 명문대에 합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이렇게 심각한 학폭 사안에 대해 학폭위를 개최하지 않은 점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3조 위반 사항에 해당한다”며 “전학 사유와 제출했던 전입신고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 특보는 학교에 전화를 걸어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인인 김모씨는 학교를 찾아가 관련 교사 명단을 제출하도록 했다고도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우리가 들은 이야기로는 피해자쪽에서는 후유증이 남아있다고 하더라”라며 “그 당시 교사로 있었던 분이랑 이야기를 나누면서 확인한 내용이다. 이 특보가 피해 학생이 2명이라고 하는데 또 다른 2명이 더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같은 당 서동용 의원은 정책조정회의에서 “2015년 국정감사에 출석한 입학사정관은 만약 이 특보 아들의 학교폭력이 생활기록부에 기재되어 있었다면 수시 모집에서 불합격됐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권력자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진실의 은폐가 자녀의 특혜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이 특보의 방통위원장 후보자 내정 검토 철회에서 끝낼 일이 아니라 이 특보를 즉시 해촉하고 아빠 찬스를 통한 학폭 무마, 입시 부정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아빠 찬스 정권도 부족해서 학폭 두둔 정권을 만들려는 것인가”라며 “학교폭력을 덮은 사실을 두둔하는 것이 아니라면 임명 의사를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 특보는 이날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사실관계를 떠나 제 자식의 고교 재학 중 학폭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상호간 물리적 다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일방적 가해 상황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 특보는 “인터넷 등에 떠도는 학폭 행태는 사실과 동떨어진 일방적 주장”이라며 “1학년 당시 당사자 간에 이미 사과와 화해가 이뤄졌다. 자녀와 피해 학생은 고교 졸업 후에도 서로 연락하고 지내는 친한 사이”라고 했다. 이 특보는 야당 의원들이 학폭 기록이라고 제시한 진술서에 대해 “학생지도부의 정식 진술서가 아니어서 효력이 없다. 학생의 서명이 빠져 있다는 점에서 증명된다”고 주장했다.
이 특보는 자신이 김승유 당시 하나고 이사장과 통화하며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화 통화한 사실은 있으나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알기 위해 어찌된 일인지 문의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배우자가 교사 명단을 제출하도록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전혀 사실과 다른 음해성 유언비어”라고 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 특보의 해명에 대해 “이 특보는 김 이사장과 통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사장의 영향력은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며 “사립학교에서 이사장의 영향력을 기대할 수 없다는 말을 누가 믿겠는가”라고 반박했다. 또 “보통 사람들이 자기 자녀가 학폭 당사자인데 이사장에게 연락해서 사실관계를 확인해달라고 얘기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이 특보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화해해서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면서 “그러면 왜 당시 학교는 퇴학 직전의 중징계인 전학을 결정했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합의하면 폭력은 없던 일이 되는가. 폭행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도 처벌해야 하는 범죄”라고 강조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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