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로 부품 제작해 수리” 포니에 끌리는 두가지 이유

김아사 기자 2023. 6. 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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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포니 택시를 몰던 김상국씨 부친과 가족/김상국씨 제공

“포니요? 아버지 때부터 타기 시작해 아들한테도 물려주고 싶은 차입니다”

1985년식 포니를 12년째 운행하고 있는 김상국 ‘포니타는 사람들’ 회장은 벅찬 목소리로 얘기했다. 현대차는 오는 9일부터 서울 강남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일반 관람객을 상대로 한 ‘포니의 시간’ 행사를 갖는다. 이곳엔 포니와 포니 픽업, 포니 웨건,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공개한 포니 쿠페 등이 전시된다. 현대차의 포니 헤리티지 프로젝트는 1990년 포니가 단종된 지 33년 만에 시작된 행사다.

김씨를 비롯해 1500여명이 가입해 있는 포니 동호회 회원들은 현대차 구성원들만큼이나 이번 행사를 기다려왔다. 회원 이모씨는 “40여년 이상 차량이 작동한 다는 건 포니의 기술력과 내구성이 검증됐다는 뜻”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포니의 우수성이 더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포니 고치려 3D프린터로 직접 부품 제작도

현대차에게 포니 개발은 말 그대로 무모한 도전이었다. 1967년 설립 이후 현대차는 영국 포드의 코티나 2세대 모델을 들여와 조립 생산을 했을 뿐, 부품 하나 설계해 본 적이 없는 회사였다.

그러나 개발 당시부터 한국인의 체격과 도로 사정을 염두에 둔 탓에, 출시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다. 포니가 출시된 1976년 국내 승용차 판매 대수는 2만4618대였는데, 포니는 그해 1만726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44%를 차지했다. 이후 포니2가 출시된 1982년에는 포니의 점유율이 67%에 이르렀다.

지난 2019년 포니 동호회 회원들이 경주 투어에 나선 모습/김상국씨 제공

김 회장은 “아버님이 포니를 타고 택시 운전을 했다”며 “어릴적 포니를 탔던 즐거움이 남아 지금까지 포니를 운행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1985년 10월에 생산된 포니2CX 운행 중이다. 1000만원대에 구입했지만, 부품 교체에만 1000만원이 더 들었다고 한다.

오래된 차다 보니 웃지 못할 일도 생긴다. 부품을 구하기 위해 오래된 부품 가게나 폐차장을 찾거나, 온라인을 통해 해외 사이트를 뒤지는 일도 허다하다. 김 회장은 “구하기 힘든 부품은 직접 제작사를 수소문하거나 3D 프린팅을 통해 만들기도 한다”며 “휠 캡 4개를 제작하느라 100만원 가량이 들었다”고 했다.

지난 5월 포니 동호회 회원들이 주행하는 모습/김상국씨 제공

◇대한민국 1호 독자 개발 모델 차량 자부심

김 회장을 비롯한 동호회 회원들이 포니를 고집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그는 “대한민국 1호 독자 개발 모델 차량을 탄다는 자부심이 크고, 성능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동호회 회원들은 매해 포니를 타고 지방을 돌아다니며 수백 ㎞를 운행하는 행사를 갖고 있다. 지난달에도 용인에서 포니 운행 행사를 가졌다.

현재 국내 등록돼 있는 포니는 8083대다. 이중 실제 운행하는 건 1000여대 미만 일 것이라는 게 현대차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시세는 관리가 잘 돼 있는 운행 가능한 차량은 8000만~1억원 가량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폐차 수준인 경우에도 수백만원에 거래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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