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밀문서 유출사건 피의자 전환…두번째 형사기소 위기

이윤정 기자 2023. 6. 8. 15:4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7일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열린 유세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기소 위기에 처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의혹 사건과 관련해 형사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성추문 입막음’ 의혹 등으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가 기소될 경우 줄줄이 이어지는 형사재판들을 준비하면서 내년 대선 경선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는 연방 검찰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그가 범죄 수사 대상임을 알렸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범죄 수사 대상이란 ‘범죄 실행과 관련된 실질적인 증거가 있고 검사의 판단에 따라 피고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뜻한다. 이번 통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 여부 결정이 임박했음을 뜻한다며 기소까지 며칠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현재 미 법무부가 임명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2021년 1월 6일 연방 의회 난입 사태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압수한 기밀 문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밀유출 사건에서 사유지에 다수의 기밀문건을 숨기고 수사당국이 이를 찾지 못하도록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기밀문서 유출 사건은 앞서 미 하원 특별위원회가 지난해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록물 일부가 훼손되고, 일부는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자택으로 반출된 사실을 확인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대배심은 지난해 5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밖으로 가져나간 모든 기밀문서를 반환하라는 내용의 소환장을 발부했고, 두 달 뒤 연방수사국(FBI)이 마러라고 자택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사법 당국이 100개 이상의 문서와 기밀로 표시된 항목을 발견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밀로 추정되는 문서를 소지하고 있다고 말하는 음성 녹음 등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또 압수수색 전날 마러라고 자택에서 서류 상자를 외부로 옮기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확보하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사를 방해한 증거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당 보도에 대해 부인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무도 내가 기소됐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나는 잘못한 것이 없기 때문에 기소되어서는 안 된다”고 썼다. 그러면서 자신이 오랜 기간 법무부와 FBI의 표적이 돼왔다고 주장했다.

기밀문서 유출 사건으로 추가 기소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입막음 사건에 이어 추가로 형사 재판을 받게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변호인을 통해 돈을 지급한 뒤 그 비용에 관한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지난 3월 미국 전·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기소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한 형사재판은 미국 대선 레이스가 한창인 내년 3월25일에 열린다. 내년 3월은 11월 치러지는 미 대선을 앞두고 민주·공화 양당의 경선 레이스가 한창 진행되는 기간이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를 집권층 결집에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 공영라디오방송(NPR)의 정치부 수석기자 도메니코 몬타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두 번이나 탄핵을 당했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그는 탄핵이나 기소 등의 위기를 ‘자본화’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24시간 만에 400만 달러 이상이 대선캠프에 모금되기도 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