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반격나선 SK하이닉스…세계 최고층 238단 4D 낸드 양산

176단보다 효율 34% 높이고
데이터 전송도 1.5배 빨라
스마트폰 기업과 인증과정
기술력으로 반등기에 대비

SK하이닉스가 최근 양산에 돌입한 세계 최고층 238단 4D 낸드와 솔루션 제품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업계 최고층·최소형 제품인 238단 4D 낸드플래시 양산에 돌입하며 글로벌 낸드시장에서 반전을 노린다.

8일 SK하이닉스는 “238단 낸드를 기반으로 스마트폰과 PC용 cSSD 솔루션 제품을 개발해 5월에 양산을 시작했다”며 “양산 시작과 동시에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해외 고객사와 제품 인증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업계 최고층 낸드인 238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238단 낸드는 단수가 높아졌을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작은 사이즈의 칩으로 만들어져 이전 세대인 176단보다 생산 효율이 34% 높아지는 등 원가 경쟁력이 개선됐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초당 2.4기가비트(Gb)로 이전 세대보다 50% 빨라졌다. 읽기와 쓰기 성능도 약 20% 개선돼 이 제품을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PC 고객에게 향상된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스마트폰 고객사 인증을 마치면 모바일용 제품부터 238단 낸드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후 고속 입출력 인터페이스(PCIe) 5.0을 지원하는 PC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와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SSD 제품 등으로 238단 낸드의 적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반도체 업황부진의 타격으로 수세에 몰린 SK하이닉스 낸드 사업은 이번 238단 낸드 양산으로 반전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낸드플래시 글로벌 시장점유율(매출기준) 19.9%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켰던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는 반도체 불황이 본격화됐던 작년 3분기 점유율이 18.5%로 감소하며 키옥시아(20.6%)에 역전을 당했다.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은 15.3%로 4위인 웨스턴디지털(15.2%)에도 바짝 쫓기는 상황이다.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 자료=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238단 낸드가 생산성과 속도, 전력소모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만큼 반도체 업황 반등이 예상되는 올해 하반기 이후 점유율 만회에 나서겠다는 게 SK하이닉스의 전략이다.

SK하이닉스가 초고층 낸드 기술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았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지난해 232단 낸드 양산을 발표하고, 이후 중국 YMTC도 뒤따르면서 해외 기업의 한국 반도체에 대한 추격이 거센 상황이었다.

238단 낸드 개발담당인 김점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낸드 기술 한계를 돌파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다가올 시장 반등기에 누구보다 크게 턴어라운드(실적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