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도약의 키, 이지스함의 조타수는?

김종수 2023. 6. 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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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KCC는 다음 시즌을 앞두고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팀중 하나다. 올시즌 토종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허웅(30‧185cm)과 이승현(31‧197cm)에 더해 군복무중인 프랜차이즈 스타 송교창(27‧201.3cm)까지 돌아오며 팬들이 기대하던 '빅3'가 드디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신인 시절부터 송교창은 3번 포지션에서 장신 포워드로 성장했다. 하지만 팀내에 주전급 장신 4번이 없는 사정상 파워포워드로도 적지않은 경기를 뛰어야했다. 신장은 충분했지만 호리호리한 몸으로 인해 몸싸움 등에서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수비에서의 부담은 공격에까지 영향을 끼쳤으며 송교창이 빠져나간 3번 자리는 정창영 등 여러선수들이 번갈아가면서 메워주었지만 상대팀 빅윙들과 맞서기에는 여러모로 버거웠을 것이 분명하다.


이제는 그럴 걱정이 사라졌다. 국내 토종 4번중 손가락 안에 드는 기량과 지명도를 자랑하는 이승현이 듬직하게 파워포워드 포지션을 맡아주고 있는지라 예전처럼 송교창이 무리해서 4번으로 뛸 필요가 없어졌다. 더불어 송교창이 장신 3번으로서 내외곽을 휘젓고 다니고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준다면 가드진과 빅맨진에 적지않은 시너지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까지만해도 KCC팬들이 바라는 베스트 시나리오겠지만 얼마전 FA시장에서 서프라이즈가 한방 추가됐다. 지난시즌 SK 통합우승의 주역 최준용(29‧200.2cm)이 가세한 것이다. 최준용은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포워드중 한명이다. 건강하게 코트에서 뛴다는 전제하에 송교창, 이승현 못지않은 가치를 지닌선수다.


최준용까지 가세함에 따라 KCC는 허웅, 송교창, 이승현과 함께 국가대표급 라인업 구축이 가능해졌다. 어지간한 팀같으면 주전으로 나와도 이상하지않을 정창영(35‧193cm)이 벤치에서 출격한다는 점도 상당한 플러스 효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KCC는 SK, LG, KT 등 함께 거론되고있는 우승후보들과 비교해 전력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있기도 하다.


벤치전력의 양과 질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크게 거론되고있는 부분은 확실한 야전사령관의 부재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보배다'는 말처럼 아무리 좋은 선수가 많이 있어도 이들을 하나로 묶어 이끌어갈 포인트가드가 없다면 있는 전력을 제대로 발휘하기는 쉽지않다.


실제로 SK, LG, KT는 김선형, 이재도, 허훈이라는 확실하게 검증받은 뛰어난 1번이 있다. 반면 올시즌 이문제로 골머리를 썪었던 KCC는 아직까지도 빈자리에 대한 고민이 해결되지않은 상태다. 정창영은 보조리딩은 가능하지만 2~3번 역할이 맞는 옷이다. 자칫 무리해서 1번에서 힘을 쓰게된다면 본래 잘하던 부분까지 다운될 수 있다.

 


매시즌 주전 1번 후보로 거론되는 김지완(33‧187cm)은 동료들의 공격을 봐주기보다 자신의 슛감이 좋을 때 살아나는 유형이다. 공격력 위주의 포인트가드로 활용가능한 스타일로 보이지만, 기복이 너무 심하다는 문제점이 두드러진다. 잘하는 날은 팀내 에이스급으로 빙의해 펄펄날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굴을 파고 땅속으로 들어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한두경기 잘하고 대여셧경기 부진한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무엇보다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사는지라 컨디션이 올라온다싶으면 라인업에서 빠지기 일쑤다.


좋은 가드자원들이 나올 예정인 신인드래프트를 기대하기에는 지명순번에서 불리하며 아시아쿼터제같은 경우 어느 정도 운도 따라줘야 한다. DB 이선 알바노(27‧185cm)같은 선수를 데려올 수만있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정해진 조건에서 그런 자원을 찾기도 힘들거니와 국내에서의 적응문제도 남아있다. 불가능하지는 않으나 신인드래프트와 아시아쿼터제를 상수로 두기 어려운 이유다.


그렇다면 남아있는 것은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지명한 송동훈(23‧174.4cm)이나 이번 FA시장에서 데려온 이호현(30‧182cm) 등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거나 외국인선수를 리딩, 패싱능력도 어느정도 겸비한 선수로 데려오는 수밖에 없다. 그런점에서 이번 최준용 영입은 신의 한수가 될수도 있다는 평가다.


최준용은 장신포워드로 분류되지만 게임조율능력이나 패싱센스 등에서 어지간한 포인트가드급으로 평가받는 선수다. 실제로 상황에 따라서 1번 포지션을 맡기도 한다. 때문에 전문포인트가드는 쉽지않겠지만 중간에서 링커 역할을 하게되면 가드진의 부담을 한결 덜어줄 수 있다. 최준용만큼은 아니지만 송교창도 어느 정도 그같은 플레이가 가능하다.


거기에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빼어난 리딩포워드 역할까지 보여준 데이원 디드릭 로슨(25‧ 201cm)같은 유형의 외국인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설사 확실한 포인트가드가 없다해도 다른 포지션의 리딩가담을 통해 조직력을 끌어올리는게 가능해지는 방법이다. 실제로 NBA에서도 그러한 스타일로 시즌을 운영해가는 팀이 몇몇있다.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슈팅가드 허웅이 주로 1번을 맡고 송교창, 최준용, 이승현, 라건아 혹은 패싱능력을 갖춘 외국인선수라는 장신조합도 기대된다. 물론 쉽지않은 방법인지라 지도자의 역량이나 팀원끼리의 호흡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래저래 다음시즌 KCC 행보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유용우 기자, 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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