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옴 붙었다’는 말처럼 지독한 가려움···노인 요양시설 등 ‘옴’ 증가세

김태훈 기자 2023. 6. 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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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학회 “옴 퇴치 사업 시작”
손가락 사이(왼쪽 사진)와 손목 주변에 나타난 옴 감염 병변. 대한피부과학회 제공

감염병 ‘옴’이 요양시설에 머무는 고령층 환자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어 대한피부과학회가 주의를 당부했다.

대한피부과학회는 8일 제21회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옴 퇴치 국민건강사업’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옴은 ‘옴 진드기’가 피부에 기생하며 유발하는 대표적 전염성 피부질환이다. 학회는 옴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한편, 코로나19 이후 요양병원 등 집단시설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감염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한 활동을 지속해서 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옴 환자는 국내에서 매년 3만명 이상 발생한다. 과거보다 위생환경이 크게 개선되면서 전반적인 발병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으나, 요양시설에 입소한 노인 환자 증가, 옴에 관한 경계심 부족 등이 겹쳐 집단발생은 증가하는 추세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통계를 보면 지난해 옴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3만697명으로 10년 전인 2012년(5만284명)보다 약 40% 줄었다. 그러나 요양시설 입소 비율이 높은 80세 이상 연령대에선 2012년 4282명(8.5%)에서 지난해 4579명(14.9%)으로 환자 수와 비율 모두 증가했다.

옴의 대표적 증상은 심한 가려움이다. 사람의 피부를 통해 주로 감염되는데 옷이나 침구류 등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주로 밤에 옴 진드기가 피부 각질층에 굴을 파듯 침투해 심한 가려움증을 일으킨다. 대체로 가려움증은 4~6주 정도 잠복기를 지나 나타나며, 옴 진드기가 죽은 뒤에도 피부 속에 남아 있는 사체나 알 이 계속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해 가려움이 지속할 수 있다.

연고제로 완치가 가능하며 장기간 방치하면 가족 등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될 수 있다. 요양시설 등 집단생활을 하는 곳의 환자나 보호자, 간병인 등 돌봄노동자는 증상 및 감염 위험에 대해 숙지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다. 정기헌 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이날 간담회에서 “손가락 사이 등 피부 접합 부위에 심한 가려움증이나 붉은 발진, 결절, 수포 등이 발생하면 즉시 피부과를 찾아가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학회는 대한요양병원협회와 함께 옴 퇴치 국민건강사업을 전개해 전국 208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옴 감염증 예방과 조기진단을 위한 교육·진료·상담 사업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요양병원 110곳에서 5년 내 옴 발생 보고 비율이 높고 80세 이상 여성 환자들이 주로 감염돼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김유찬 대한피부과학회 회장은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완화되고 고령화로 인해 집단 시설의 입소가 늘어나면서 대표적 감염성 질환인 옴이 증가해 주의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면서 “요양 병원을 중심으로 옴의 선제적 예방 활동에 학회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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