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원투펀치’ 오세근·김선형 “낭만 농구 보여주겠다” (일문일답)

논현/최창환 2023. 6. 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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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논현/최창환 기자] 중앙대 시절 52연승을 합작했던 원투펀치가 재회했다. 오세근, 김선형의 목표는 역시 SK의 명가 도약이었다.

서울 SK는 8일 KBL 센터에서 오세근, 김선형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많은 취재진이 KBL 센터를 찾아 기자회견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만큼 다시 만난 오세근, 김선형 콤비를 향한 기대치는 대단히 높았다.

오세근은 안양 KGC의 간판스타였다. 2011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후 2022-2023시즌까지 4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안겼고, 3차례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됐다. 양희종과 더불어 KGC에서 가장 상징성이 큰 선수였지만, FA 자격을 취득해 SK와 계약기간 3년 보수 7억 5000만 원에 계약하며 화제를 모았다.

KGC를 넘어 KBL에서 손꼽히는 스타의 이적이었던 데다 김선형과의 재회도 화제를 모았다. 오세근과 김선형은 중앙대 동기다. 나이는 오세근이 1살 많지만, 유급해서 대학 4년을 함께 보냈다. 단순한 동기를 넘어 대학리그 최고의 원투펀치였다. 오세근과 김선형은 대학리그 원년 시즌(2010년)에 전승 우승을 안기는가 하면, 52연승의 주역이 되며 중앙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오세근, 김선형은 2011년 졸업 후 12년 만에 재회했다. 둘 다 30대 중반을 넘어섰지만, 여전히 리그에서 끼치는 영향력이 크다. 김선형은 2021-2022시즌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되며 지난 시즌 연봉킹에 올랐고, 2022-2023시즌에는 정규리그 MVP를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앞서 언급했듯 오세근 역시 SK와 맞붙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여전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10년 넘게 적으로 싸워왔던 오세근과 김선형은 2023-2024시즌부터 같은 목표를 향해 뛴다. 이날 열린 기자회견 역시 오세근, 김선형에 대한 언론사 인터뷰가 쏟아져 SK가 준비한 자리였다.

인사
김선형(이하 선형)_(취재진이)챔피언결정전보다 많이 온 것 같아서 감사드린다. (오)세근이 형이 와서 너무 기분 좋은 김선형이다.
오세근(이하 세근)_많은 분들과 얘기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기쁘다. 이런 자리를 (김)선형이와 함께 하게 돼 더 기분 좋다.

KGC를 떠나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다.
세근_많은 생각을 했던 건 사실이다. 12년 동안 이뤘던 걸 놓고 와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힘들었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팀에서 도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선형이, (허)일영이 형을 비롯해 주위 사람들과 얘기를 나눈 끝에 결정했다.

이적하는 데에 김선형의 지분이 어느 정도였나?
세근_몇 %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선형이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 건 맞다. SK라는 새로운 팀에서 운동하는 것이다. 선형이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게 맞춰가면서 해야 할 것 같다. KGC에서도 많은 선수들과 (호흡을)맞춰가며 뛰어왔다. 그런 부분은 자신 있다. 선형이도 나에게 잘 맞춰줄 거라 생각한다. 나도 시너지 효과가 잘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선형_속으로는 세근이 형이 오길 굉장히 원했다. FA는 선수 입장에서 일생일대의 선택이면서도 민감한 부분이다. 계속 사인을 안 하고 있어서 전화를 했다.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봤는데 고민이 많아 보였다. 사인하기 전까지 마음 졸이면서 ‘진짜 우리 팀과 계약할까?’란 생각에 기도를 올렸다.

김선형과 통화할 때 어떤 얘기를 했는지?
세근_선형이의 말 때문에 사인을 한 건 아니다. 어렸을 때 추억들, 좋았던 기억들을 다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그때에 비하면 나이가 많이 들었지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기대도 된다. 걱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잘 헤쳐 나가보겠다.

과거 인터뷰에서 “SK는 어느 선수라도 가고 싶어하는 팀”이라고 얘기했었는데?
세근_선형이, 일영이 형한테 얘기를 들었다. 선수단 분위기가 워낙 좋은 팀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뭐라고 말씀드리긴 힘들지만, 좋다고 생각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선택했다. 기대가 많이 된다.

챔피언결정전에서 혈투를 치렀는데 서로를 향해 독하다고 생각한 적은?
세근_1차전부터 미웠다. 말도 안 되는 개똥슛이 다 들어가서 정말 개똥 같았다. 자기도 알 거다. 우리 팀이 선형이 막으려고 많은 방법을 연구했는데 잘 안됐던 건 사실이다. 7차전에서도 말도 안 되는 활약을 했다. 불안했지만 결국 우리가 우승했다. 지금은 안 밉다.
선형_항상 중요한 건 순간에 득점하고, 리바운드를 잡더라. 결정적인 3점슛, 어시스트까지 했다. 밉다는 것보단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시리즈 내내 동기부여가 됐고 존경했다. 그래서 나도 7차전에서 더 힘을 내서 싸울 수 있었다.

중앙대 시절에 어느 정도의 활약을 펼쳤다고 되돌아본다면?
선형_52경기를 하는 동안 한 번도 안 졌다. 20점 이상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뛰었다. 그렇게 못 이기면 감독님께 혼났다. 마음먹은 대로 플레이가 됐다. 지금은 각 팀들의 수준이 높은 프로이기 때문에 그 정도는 안 되겠지만, 둘 다 플레이오프 MVP를 받았다. 시너지 효과가 나올 거라 기대한다.
세근_대학 때를 생각해보면 항상 즐거웠던 기억 밖에 없다. 운동할 때부터 공 잡으면 서로 뛰고, 앞선부터 수비해줘서 말도 안 되는 시너지 효과가 나왔다. (함)준후, (박)찬성이 등 여러 선수들이 함께 했는데 선형이와 같이 하면 늘 재밌었다. 운동도 말도 안 되게 힘들었지만 잘 이겨냈다. 나이가 들었지만 어릴 때와 같은 시너지 효과를 만드는 게 우리의 임무, 목표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성적이 안 나오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을 것 같다. ‘노인즈’라는 얘기도 있는데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선형_‘노인즈’라고 하지만 그 안에 플레이오프 MVP 2명이 있다. 그게 답이다. 자꾸 나이 얘기하니까 ‘더 글로리’의 명대사가 생각난다. “언제까지 어려? 내년에도 어려?”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 때는 문동은이었지만 이번에는 박연진으로 빙의해봤다. 5년 동안 동료로 뛰었는데 저격한 건 실례라고 생각한다. 우리 팬들, 동료들이 상처 안 받았으면 한다.
세근_추억만 회상하는 건 나도, 선형이도 부담이다. 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부담을 없애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나이가 있지만, 나이를 떠나 경기를 열심히 준비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다. 그러면 그 얘기도 들어갈 거라 생각한다. 부담감을 잘 이겨내겠다.

‘노인즈’, ‘마네킹’ 중 타격이 더 큰 별명은?
선형_개인적으로 ‘노인즈’라는 얘기는 마음에 안 든다. 내가 ‘유부즈’에는 포함되지만, ‘노인즈’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둘 다 타격 없다. 스스로 마네킹4라고 했다. 받아들이고 재미로 하는 게 프로스포츠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KCC와 상성을 봤을 때 어느 팀이 우위라고 생각하는지?
선형_붙어봐야 알 것 같다. KCC 외에 KT도 굉장히 강해질 것 같다. LG도 잘할 거라 생각한다.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팀들이 선두 경쟁을 하지 않을까 싶다.

SK는 달리는 농구인데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세근_예전처럼 30분 넘게, 40분 가까이 뛰는 게 아니다. 팀에 잘 맞출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대표팀을 포함해 어떤 팀, 어떤 감독과도 잘 맞춰왔다. 감독님이 생각하는 농구도 잘 맞추면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대한 부담은 없다.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팀도 더 좋아질 것이다.

자밀 워니와 뛰는 것에 대한 기대감
세근_스펠맨과 뛰다 보면 (상대 팀)국내선수가 스펠맨을 막게 된다. 조금 힘든 부분도 있긴 했다. 워니와 뛰면 그런 부분이 없어질 것이다. 워낙 영리한 선수여서 나도 잘 맞출 수 있다. 하이-로우, 스페이싱 활용하는 부분이 잘 맞을 것 같다. 많은 부분을 얘기하며 맞춰가야겠지만, 우려가 되진 않는다.
선형_새로운 시각에서 보고 싶다. 워니와 내가 원투펀치였는데 세근이 형까지 오게 됐다. 워니가 포스트업을 할 때 세근이 형이 3점슛으로 스페이싱을 만들 수 있고, 나와 세근이 형이 2대2를 할 수도 있다. 축이 하나 더 생기는 게 포인트가드 입장에서 굉장히 크다. 전역하는 (안)영준이까지 돌아오면 이상적인 라인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기대가 된다. 워니의 성향이나 스타일에 대해선 얘기 나누다 보면 세근이 형도 빨리 적응할 것이다. 기대된다.

KGC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KGC 팬들, 새롭게 맞이할 SK 팬들에게 인사를 남긴다면?
세근_2011년에 입단했다. 12년이라는 시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다. 잘할 때나 못할 때나 아플 때나 항상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 KGC에서 정말 잊지 못할 12년을 보내고 SK에 왔다. 새 출발이라는 생각으로, 신인의 마음까진 아니지만(웃음) 그에 못지않게 열심히 하겠다. SK 팬들이 많이 기대해주시고 사랑 보내주시면 꼭 보답하겠다.

몸 상태에 대해 얘기한다면?
세근_최근 3시즌을 건강하게 뛰었다고 자부한다. 아픈 건 아픈 거지만, 큰 부상 없이 뛴 것에 만족한다. 부상 때문에 쉬진 않았다. 시즌이 끝나면 아무래도 재활이나 치료할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시즌 들어갈 때까지 몸을 계속 관리하며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 몇 분을 뛰겠다고 얘기하는 건 어렵지만, 감독님과 얘기한 부분이 있다. 부경이와 반반씩 뛰며 컨디션 좋은 선수가 조금 더 뛰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나도 동의한다. 아직 재활을 시작하진 않았다. 차근차근 끌어올려서 시즌 치르는 데에 문제가 없도록 만들겠다.

가장 전력이 강했던 시즌과 비교해 올 시즌 전력은 어떻게 생각하나?
선형_제일 강했을 때는 통합우승한 2021-2022시즌이었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이 조금 더 강하지 않을까 싶다.
세근_멤버로 봤을 땐 2016-2017시즌 통합우승이 가장 강했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호흡은 지난 시즌도 빼놓을 수 없다. 4번 우승할 때마다 리그에서 가장 강해서 우승했다고 생각한다. 한 시즌만 꼽긴 어렵다.

안양체육관에 원정선수로 가면 어떤 느낌일 것 같나?
세근_아직 경험을 안 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엄청 이상할 것 같다. 챔피언결정전 7차전 끝난 후 인터뷰에서 다른 유니폼 입으면 이상할 것 같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다른 유니폼 입고 안양체육관을 찾을 때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함께 꿈꾸는 목표
선형_플레이오프 MVP, 정규리그 MVP가 됐을 때 느낀 점이 있다. 주위의 기대치가 높아지면 두려워지는 부분도 있지만, 그런 부분에서 동기부여를 하려고 더 노력하는 편이다. 올 시즌도 동기부여를 찾으며 준비할 생각이었는데 세근이 형이 와서 부담이 줄었다. 혼자보단 둘이 낫다.
세근_(김선형을 향해)부담 갖고 해야 돼. 선수 생활하는 동안 우승도 많이 하고 상도 많이 받아봤다. 부상으로 인한 굴곡도 있었다. 그 부분을 이겨내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 부상 때문에 좋지 않은 얘기도 들었지만, 그런 얘기를 통해 독기를 품었다. 오히려 부상와 그에 따른 평가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 같다. 큰 부상을 또 당하면 안 되겠지만, 쓴소리 들으면 나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게 준비할 것이다. 준비는 늘 하던 대로, 내 스타일대로 할 것이다. 팀에 누가 되지 않게 준비해서 꼭 좋은 성적을 올리도록 하겠다.

서로에게 어떤 존재라는 걸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선형_동반자 같은 느낌이다. 둘 다 결혼했지만, 농구에서만큼은 동반자다. 이산가족 같은 느낌도 있다. 진짜 끈끈했던 가족이 떨어진 후 잘 성장했다. 이후 다시 만나 더 잘살게 되는 이산가족이 됐으면 한다. 우리만의 스토리, 낭만이 있는 것 같다.
세근_선형이 칭찬을 하고 싶다. 존경받을만한 선수다. 어린 나이가 아닌데도 계속 발전하려는 모습이 매 시즌 보인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 다짐하고 채찍질하는 걸 보면 동생이지만 친구로 옆에서 보면 존경스럽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농구선수들이 존경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 목표
선형_13년 만에 뭉친 만큼 올 시즌에 팬들과 함께 낭만 농구가 무엇인지 보여드리겠다. 세근이 형은 우승했지만, 나는 지난 시즌에 반지를 따내지 못했다. 같이 반지 따내고 싶다.
세근_항상 부상 이슈가 있었다. 최근 3시즌처럼 부상 안 당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팀을 옮겼기 때문에 선형이, 일영이 형, 부경이, 젊은 선수들과 함께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꼭 우승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지만, 지금 얘기하는 건 시기상조다.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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