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엔비디아…질주하던 美 메가캡, 드디어 조정 시작하나

권성희 기자 2023. 6. 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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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주가가 급등했던 대형 기술주 8개가 최근 주춤한 모습이다. 메가캡 8이라 불리는 8개 종목은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플랫폼, 알파벳, 테슬라, 넷플릭스를 말한다.

7일(현지시간) 메가캡 8은 테슬라와 넷플릭스를 제외하고는 일제히 하락했다. 엔비디아가 3.0% 급락했고 애플은 0.8%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3.1%와 4.2% 미끄러졌다. 메타와 알파벳 클래스A는 2.8%와 3.8% 하락했다.

애플을 제외하면 모두 이날 1.3% 떨어진 나스닥지수보다 하락률이 컸다. 다만 테슬라는 1.5% 올랐고 넷플릭스는 0.1% 강보합 마감했다.

이날 기술주 중심으로 주가가 하락한 것은 지난 1월부터 금리 인상을 중단했던 캐나다 중앙은행이 경제의 초과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며 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연준(연방준비제도)도 금리 인상을 중단한 뒤 다시 재개해 긴축을 예상보다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에 기술주 중심으로 매도에 나섰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의 칼럼니스트인 제임스 매킨토시는 이날 메가캡 8의 급등세가 약세장이었던 미국 증시를 잠정적인 새로운 강세장으로 바꿨고 시장 분위기도 연준의 금리 인상에 신경 쓰지 않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캐나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재개는 투자자들에게 금리 인상이 증시에 미치는 부담을 다시 일깨우게 만들었다.

그는 메가캡 8이 랠리한 이유로 4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우량 기업이기 때문이다. 메가캡 8개 기업은 대부분 대차대조표가 건전한 가운데 엄청난 현금 창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매킨토시는 경기 침체 우려와 은행권 긴장이 메가캡 8개 기업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둘째는 성장성이다.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는 않더라도 둔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상황에서 메가캡 8개 기업은 경제 여건에 상관없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셋째는 AI(인공지능) 열풍이다. 엔비디아는 이미 AI 성장의 승자로 자리매김했고 나머지 메가캡 기업들도 AI 분야에 많이 투자했거나 AI로 운영되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어 AI 발달의 수혜주로 여겨지고 있다.

넷째는 금리다.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판단이 성장주인 메가캡 8의 주가를 끌어 올렸다.

하지만 매킨토시는 메가캡 8에 투자하는 것이 실수가 될 수 있다며 3가지를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첫째는 메가캡 8을 너무 비싸게 사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위대한 기업이라고 평가하는 주식은 모든 사람들이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주식보다 고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그는 지금 주가에서 엔비디아 투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AI 성장의 승자라는 사실은 이미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메가캡 8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기업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메타는 올들어 두 배 이상 올랐으나 주당 매출액 전망치는 여전히 지난해 초보다 낮아 전형적인 성장주라고 할 수 없다.

테슬라는 올해 순이익과 매출액 기대치가 급락했음에도 주가는 순이익 전망치 대비 54배로 거래되며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또 알파벳과 메타는 실적 대부분이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든 온라인 광고시장에 의존하고 있어 경제 약세에 취약하다. 아마존의 온라인 상거래 역시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넷플릭스의 동영상 스트리밍 가입자 수는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때 어떤 타격을 받을지 알 수 없다. 매킨토시는 따라서 이들 기업이 경기 침체에 진짜 강한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셋째는 리스크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경우 새로운 규제와 반독점 이슈가 리스크가 되고 있다.

매킨토시는 규제 문제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파장은 상당할 수 있다며 미국과 영국이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반대하고 나선 것을 지적했다.

그는 메가캡 8개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린 4가지 내러티브가 매력적이긴 하지만 전체 증시가 정체된 가운데 메가캡 8개 기업의 주가는 너무 오래, 많이 올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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