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창성의 '용산 리포트'] 27. 윤석열 정부의 국가안보전략

남궁창성 2023. 6. 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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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평화 번영의 글로벌 중추국가' 천명
문재인표 '종전 선언'과 '평화 협정' 삭제
북한 억류자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제기

국가안보실 김태효 제1차장이 7일 오후 언론브리핑을 갖고 윤석열 정부의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안보 관련 최상위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형식은 ‘윤석열 정부의 국가안보전략-자유·평화·번영의 글로벌 중추국가’라는 제목의 책을 공개하는 형식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당연히 문재인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등의 문구는 사라졌습니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보낸 책자형 선거공보에는 ‘윤석열의 내일을 바꾸는 10대 약속’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다섯 번째로 ‘당당한 외교, 튼튼한 안보’를 제시하고 △한미동맹 재건과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 △경제안보외교 적극화 △AI 과학기술 강군 육성 △북한의 핵과 미사일 대응체계 구축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예우하는 나라 실현 등을 약속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1년 동안 한미동맹을 재건하고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복원했습니다. 이날 선보인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전략 및 비전을 살펴보시겠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국가안보실 김태효 제1차장이 이날 공개한 ‘국가안보전략서’는 △외교 △통일 △국방 등 세 가지 분야의 외교안보정책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04년 이후 역대 정부들은 출범할 때마다 변화된 안보환경과 새로운 국정기조를 담아 발표해왔다. 이번에 국민들에게 공개된 윤석열 정부의 ‘국가안보전략서’는 총 8개 장으로 구성돼 있고 한글본은 107쪽, 영문본은 147쪽 분량이다.

구체적으로 △1장 국가안보전략 개관 △2장 안보환경 평가 △3장 자유와 연대의 협력외교 전개 △4장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지구촌 번영 기여 △5장 과학기술 강군 육성 △6장 한반도 평화 구축과 남북관계 정상화 △7장 글로벌 경제안보 대응체제 확립 △8장 신(新)안보 이슈에 능동 대응 등이 골자다.

용산 대통령실은 같은 시각 대통령실 홈페이지를 통해 국문과 영문으로 ‘국가안보전략서’를 공개했다.

김태효 1차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에 발간한 ‘국가안보전략서’는 3가지 안보환경 변화에 주목했다”며 “첫 번째 미·중 전략경쟁의 심화, 두 번째 북한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세 번째 신 안보이슈의 부상이다”고 설명했다. 신 안보이슈는 국제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환경 위기, 팬데믹, 사이버 안보 위협 등이다.

이번 ‘국가안보전략서’가 밝힌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비전은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 압축된다.

윤석열 정부 국가안보 3대 목표는 △국가 주권과 영토 수호를 통한 국민안전 증진 △한반도 평화 정착과 통일 미래 준비 △동아시아 번영의 기틀 마련 및 글로벌 역할 확대 등을 제시했다. 이어 외교안보 전략 기조로는 자유와 연대의 협력 외교를 전개하면서 국익 실용외교를 추구한다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김태효 1차장은 “국가 가치의 정체성 확립과 국익실용 외교, 즉 실용외교의 가치와 지향점을 확고히 한 뒤 우방, 그리고 가까운 나라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중점으로 글로벌 전방위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가면서 국익을 극대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외교안보 분야의 첫 번째 추진 과제로 인류 보편 가치와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 수호를 명시하고 있다.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구축 △한일관계 정상화 △한일관계의 포괄적 협력 추진 △한미일 안보협력 등이 핵심이다. 두 번째는 다자 외교에 적극 참여하면서 글로벌 현안 논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UN, 북대서양조양기구(NATO), 주요 20개국(G20), 주요 7개국(G7), 아세안(ASEAN)+3 등의 다자 외교다. 세 번째는 우리나라의 위상, 국격에 걸맞은 책임 외교, 기여 외교, 지구촌 번영에 기여하는 외교를 수행하는 것이다.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히로시마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국방 분야의 세 가지 추진 과제는 우선 힘에 의한 능동적 평화구축이다. 굳건한 안보태세로 한국형 3축 체계를 마련하고, 한미 확장억제를 ‘워싱턴 선언’ 실천을 통해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두 번째로는 국방혁신으로 미래형 강군을 육성하는 것이고, 세 번째는 방위산업 강국 육성이다.

다음으로 남북관계 분야의 세 가지 추진 과제는 먼저 상호 존중과 신뢰의 남북관계를 정립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북한 비핵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되 ‘담대한 구상’을 이행하면서 전반적인 남북관계를 우리의 방향성에 맞게 추진해 나가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인도적 현안으로 인권, 이산가족, 북한 억류자,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등이 포함됐다. 북한 억류자,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등을 국가안보전략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 이전 정부와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경제안보 분야 세 가지 추진 과제는 먼저 안정적 공급망 구축이다. 경제와 안보의 상호 연계성이 강화되면서 자원과 기술의 무기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인식이다. 그런 가운데 우리가 필요로 하는 공급망을 지역 글로벌 차원에서 다변화하고 안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우리의 핵심기술을 진흥하고 보호하는 것. 미래산업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가 개발한 첨단 미래 고급 기술을 지키고 우방국과 협업하는 가운데 국제규범을 만들면서 보호해 나가는 것이다. 세 번째는 신안보 이슈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 기후위기, 보건위기, 사이버 안보위기 등에 대해 국제 담론·국제규범 창출 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경제 이득으로 연결시켜야 한다는게 국가안보실의 판단이다.

김태효 1차장은 이날 “윤석열 정부는 작년 8.15 광복절 경축사를 계기로 대북정책 기조와 북한 비핵화 로드맵을 담은 ‘담대한 구상’을 발표했고, 작년 11월에는 프놈펜 한-ASEAN 정상회의를 계기로 포용·신뢰·호혜의 3대 원칙에 기반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했다”고 했다. 이어 “인도-태평양 지역 중에서도 동남아를 특정해 호혜적이고 실질적이며 전략적인 파트너십 추진 방안을 담은 것이 ‘한-아세안 연대구상’인데 이 역시 작년 11월 한-아세안 정상회의 때 발표했고, 그 핵심 기조와 개요가 이번 ‘국가안보전략지침서’에 포함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담대한 구상’, ‘인도-태평양 전략’,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아우르는 윤석열 정부 대외정책의 총괄적 밑그림이 이번 ‘국가안보전략서’에 담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반도와 동아시아, 그리고 세계의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것이 정부 대외정책의 궁극적 지향점”이라며 “이는 지역과 이슈별로 특화된 글로벌 전방위 외교를 통해 구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정부의 국가안보전략은 몇 가지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그 것과 차별화된다.

대표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국가안보전략 목표는 ‘자유·평화·번영의 글로벌 중추 국가’인 반면 문재인 정부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라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대통령실 외교안보 핵심 관계자는 “어느 나라나 정부나 아시아, 한반도, 국제 글로벌 무대를 골고루 살피는 것이 당연하지만 지난 정부 5년은 한반도에 대단히 많은 관심과 시간을 부여했다. 윤석열 정부는 똑같은 한반도의 중요한 문제를 글로벌 무대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는 세계의 주류 시각들, 주요 동맹, 안보적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우군과 가치 및 이익의 공감대를 마련해 놓고서 한반도 문제로 접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현안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격변기에 놓여 있다. 위기의 본질이 파편적으로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맞물려서 융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기후대응, 에너지안보, 식량, 사이버 안보 등 모든 것들이 글로벌 사회에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규범을 정착해 가는 과정에 있다. 이 논의를 주도하지 않으면 결국 나중에 주어진 룰과 규칙에 따라서 허둥지둥할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무대에서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 훨씬 더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북한 문제와 관련 “북한 위협이 일관되게 증가돼 왔고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이 멈춘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정부의 주변 4강 외교와 남북관계는 전부 회담 위주로 기술되어 있다. 지난 정부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했지만 이런 모든 것들도 결국에는 대화를 통해서 해결이 되는 것이 필요하겠으나 그 과정에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우리가 실체적인 위협에 대해서 대응태세가 되어 있느냐가 중요하다. 우리 의도, 의지와 관계없이 상대방이 주관적으로 우리에게 가할 수 있는 위협에 대해 확실하게 물리적 대응 태세가 되어 있느냐 하는 것을 먼저 구축해 놓는 과정에 한미관계, 주변국 관계를 설정해 두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러시아 관계에 대해 “지금은 유동적이지만 결국에는 상호 존중과 호혜적 이익에 입각한 긴밀한 협력관계를 추구하는 데 변함이 없다. 러시아는 전쟁 당사자이고, 중국은 미국을 포함해 국제사회와 여러 가지 어려운 관계를 새로 설정하는 과정에 있지만 우리는 그 과정에서 중국, 러시아와 긴밀하게 전략적인 소통의 끈은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이날 북한에 대한 ‘담대한 구상’과 관련, “우선 ‘담대한 구상’은 세 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는데 △억지 △단념 △대화다. 마지막 3단계의 대화가 성사되려면 북한의 호응이 필요하지만 담대한 구상에서 북한 호응 없이도 우리가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억지와 단념으로, 담대한 구상이 발표된 작년 8월15일 이후부터 이미 우리의 계획과 원칙에 따라서 이행되고 있다. 북한이 결국 호응을 해 오려면 비핵화에 대해서 나름대로 모종의 결심이 섰어야 될 것이고, 그런 상태에서 대화도 가능하고 서로 군사, 정치신뢰 회복,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함께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다. 끝끝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수 없다면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북경협 프로그램에 관한 담대한 구상은 임기내 진행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담대한 구상이 중단되거나 폐기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 안에는 억지와 단념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국제 사회에 대한 대북 정책에 대한 우리의 입장과 원칙이 들어가 있고 대북 정책의 여러 가지 기조들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미국을 국빈 방문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공동취재단

용산 대통령실은 이날 ‘국가안보전략서’ 발표와 함께 우리나라의 UN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UN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6일 오전 총 유효투표 192표 중 180표의 압도적 지지를 보내며 대한민국을 2024~2025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우리나라의 UN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과 관련 “자유와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연대를 통해 글로벌 중추 국가를 지향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가 국제사회의 폭 넓은 공감과 지지를 받고 있음을 확인해준 성과”라고 밝혔다. 이어 “전후 폐허 속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거듭난 대한민국이 국제사회 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세계 평화와 질서를 논의하는 UN 안보리 이사국에 당당히 입성하게 된 것”이라며 “긴박한 한반도 정세에서 윤석열 정부에 거는 세계 각국의 큰 기대에 부응해 가치외교 책임외교의 기치를 더욱 높이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1991년 UN 가입한후 이번에 세 번째로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진출하는 것이다.

1996년부터 1997년까지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면서 당시 탈냉전 초기에 주요 국제분쟁 해결을 위한 토의를 주도했다. 1997년 5월 안보리 의장국으로서 우리나라는 난민문제 공개 토의를 이끌었고, 그 결과 안보리 의장 성명을 채택했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두 번째로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면서는 북한 핵문제, 대량 살상무기에 대한 제재, 국제사회의 인권문제 의제화, UN 평화유지활동 강화, 대테러, 그리고 풍토병 에볼라에 대한 대응 등을 우리나라가 주도했다. 특히 2012년 12월 북한의 은하3호 로켓 발사에 대응해 우리 주도로 2013년 1월 UN 안보리 결의안 2087호가 도출됐으며,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응해서는 우리나라 중심으로 2013년 3월 UN 안보리 결의안 2094호가 나왔다.

국가안보실 김태효 제1차장은 “우리나라는 내년 1월부터 세 번째 UN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임기를 시작한다”면서 “한반도 문제의 직접적인 당사자로서 이사국 자격으로 북한 핵문제, 미사일 대응 등에 대해서 주도적인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윤석열 정부가 일관되게 강조해 온 자유·인권·법치 기조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인권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결과정, 그리고 국제규범에 따른 전후 처리 방향에 대해서도 우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2024년에 한·미·일 세 나라가 동시에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하면서 안보 협력을 비롯해 연대와 공조가 훨씬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궁창성 cometsp@kado.net
 

* 필자 소개 *

 

▲ 남궁창성 기자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청와대와 윤석열 대통령의 용산 대통령실을 취재하고 있다. 지난해 ‘BH 청와대 그 마지막 15일, 북악에서 용산까지’를 출간했다. 강원도민일보 지면은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 뉴스 서비스를 통해 용산 대통령실의 국정을 주제로 전국의 뉴스 콘텐츠 소비자들과 실시간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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