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진만 삼성전자 미주총괄 부사장 "美 칩 인력 부족 심각···해결책 절실"

강해령 기자 2023. 6. 8.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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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파이브 2023 연사로 출연
미국 정부와 협력·美 테일러 공장 설명 중
"반도체 기술 전공자 수 많지 않아"
"삼성 미국 파운드리, 27년 노하우로 승부수"
한진만(오른쪽) 삼성전자 부사장이 식스파이브 서밋 2023에 연사로 참석해 미국 반도체 산업 현황과 삼성전자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식스파이브 서밋 2023 갈무리
[서울경제]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에서 미주 지역 사업을 총괄하는 한진만 DSA 부사장이 미국의 반도체 고급 인력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국가 차원의 해결책을 촉구했다. 또한 그는 미국에서 쌓아온 파운드리(칩 위탁생산) 생산 노하우를 경쟁력으로 들며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인 미국에서도 반도체 기술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 부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식스파이브(Sixfive) 서밋 2023' 연사로 출연해 '미국 반도체 현황 분석(Navigating the Semiconductor Landscape in the US)'이라는 주제로 진행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현지 반도체 기술 인력 부족을 문제로 꼽았다.

한 부사장은 미국 반도체 산업이 직면한 도전과 기회에 관한 질문에 대해 "미국은 훌륭한 반도체 제조 장비사를 보유한 데다 곳곳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있고 인력 풀 또한 잘 갖춰져있다. 미국 정부도 삼성에 상당히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미래에 우리가 필요한 기술자와 엔지니어 부족에 대한 문제를 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 부사장은 "미국이 그간 소프트웨어 기술에 집중하다보니 반도체 기술에 대해 공부하는 학생 수가 많지 않다"고 짚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결국 모든 것이 사람에 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한 부사장의 언급대로 현재 미국에는 반도체 인력이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는 미국에서는 향후 수년 간 7만~9만명에 이르는 반도체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지 인력 부족 문제는 미국 정부가 지난해 반도체과학법 공포를 통해 반도체 산업에만 527억달러(약 70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화두가 됐다.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 이후 글로벌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세계 3위 D램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미국 소재 업체들은 물론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들이 미국 땅에 새로운 공장 건립에 나섰다.

삼성전자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부지.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역시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17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테일러시에 새로운 파운드리(칩 위탁생산) 공장을 만들고 있다. 삼성의 파운드리 라이벌 TSMC 역시 애리조나 주에서 3나노(㎚·10억분의 1m) 파운드리 설비 구축에 한창이다.

활발한 설비 투자에 비해 공장을 운영하고 기술을 개발할 인력 확보는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 분야는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에 석사급 이상의 고급 인력이 필요한데 이들을 단기간에 양성할 수 없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회사들은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갖은 수를 동원하고 있다. 한국 업체에서 근무 중인 베테랑 엔지니어를 미국으로 스카우트 하려는 움직임도 왕왕 포착된다. 실제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2월 한림대학교 도헌학술원 개원 기념 행사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서 인재를 키워놓으면 미국 인텔, 마이크론이 빼앗아간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신규 파운드리 사업을 성공적으로 가동해야 하는 임무를 쥔 한 부사장 역시 현지 인력 부족과 당면한 경쟁 과열을 토로하며 당국에 해결책을 촉구한 것으로 읽힌다.

한 부사장은 이 대담에서 삼성 파운드리가 미국 시장에서 가질 수 있는 장점에 대한 자신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삼성이 미국 파운드리 시장에서 오랜 기간 쌓은 생산 경험을 경쟁력으로 꼽았다. 2007년부터 가동한 오스틴 공장에서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칩 등을 생산하면서 6조원 이상 연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사장은 "미국에서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면서 "삼성전자는 텍사스 오스틴에서 27년 간 파운드리를 운영해왔고 이곳의 생산성은 한국 공장보다 훌륭하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업계에서 처음으로 핀펫,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소개하면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한 기술을 제공했다"며 "앞으로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 해야할 일이 많지만 혁신적이고 선진적인 반도체 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해령 기자 h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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