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초대 연구소장 “향후 10년 먹거리 책임지겠다”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3. 6. 8. 12: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남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연구소장
“지난 10년간 단일항체 CDMO(위탁개발생산)로 고속성장을 이뤄냈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키로 했다. 머지 않아 ADC(항체약물접합체) 등의 분야에서도 앞서갈 수 있도록 바이오연구소가 자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

‘2023 바이오USA’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보스턴을 찾은 정남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연구소장(부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CDMO 기업에 있어 연구개발(R&D)이 갖는 의미와 그동안의 성과, 향후 목표 등을 설명했다. 2022년 7월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설립된 바이오연구소는 이번에 처음 외부에 소개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연구소를 마련한 건 최근 바이오의약품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CDMO 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가지려면 자체 기술을 확보하고 특허를 출원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정 연구소장은 “지금까진 빠른 속도와 물량 공세로 CDMO 사업을 키워왔지만 앞으론 새로운 모달리티(치료 접근방법)의 확보가 필요해진 상황”이라며 “연구소는 생산능력 증대, 영토 확장, 포트폴리오 확대 등의 3대 축 가운데 포트폴리오 부문에서 차별화된 기술 혁신을 이끌어내 ADC, mRNA(메신저리보핵산), 이중항체 등으로 사업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한 정 연구소장은 미국에서 28년간 유전학, 유전체학 등을 연구해온 바이오 전문가다. 듀크의대에서 분자암생물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메사추세츠공대(MIT)에서 siRNA(작은간섭리보핵산) 등을 이용한 인간노화기작을 연구했다. 이후 머크(MSD), BMS, 애브비 등에서 암, 자가면역, 뇌대사심장질환 등의 신약과 플랫폼 기술 개발에 참여했다. 2021년에는 크리스퍼(유전자가위 기술)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와 GSK가 함께 설립한 LGR(유전체연구소)의 초대 소장을 역임키도 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바이오연구소는 자체 개발한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특허 출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이중항체 플랫폼 ‘에스듀얼’에 대해 2종의 신규 특허를 낸 것이 대표적이다. 기존 이중항체는 항체에 새로운 결합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안전성과 생산효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정 연구소장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바이오연구소가 독자적인 납인홀(S-Knob-in-Hole) 방식을 개발했다”며 “그 결과 이중항체 형성률이 75%에서 85%로 향상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mRNA 약물전달체의 구성을 최적화한 ‘RNA 디자인랩’에 대해서도 상표권을 출원했다”고 밝혔다.

바이오연구소는 차세대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오픈이노베이션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ADC 관련 독점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아라리스에 투자한 바 있다. 내년에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정 연구소장은 “항체를 기반으로 한 신규 모달리티 중에 고속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분야는 ADC”라며 “연구소는 아라리스의 기술력과 잠재력, 확장성 등을 검증하고 협업 범위를 고안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신규 투자처를 발굴할 때 해당 기업이 가진 기술이 CDMO 사업에 내재화될 경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연구소는 CDMO 사업의 향후 10년을 위해 인재 양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정 연구소장은 “삼성그룹의 위상에 맞는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국내외에서 우수 인재를 영입하고 전문가로 육성할 것”이라며 “훌륭한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R&D 활동을 전개해 고객사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는 CDMO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