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 소속정당 등에 따라 ‘고무줄 재판’… “야당에 면죄부” 지적도

최지영 기자 입력 2023. 6. 8. 11:5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른바 김명수 '코트(court)' 6년간 정치적으로 민감하거나 논란을 키운 각종 형사 사건에 대한 재판 기간이 길어지면서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법원이 스스로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보 정당에 소속되거나 문재인 정부에서 정부 요직을 지낸 인사가 피고인일 경우 선고 기간이 터무니없이 길어지는가 하면, 보수 정치인들의 사건은 신속하게 선고된 경우가 많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사법불신 자초하는 법원
백운규 전 장관 2년째 재판중
윤미향은 2년 5개월뒤 벌금형
피고인들 1심 판결 이후에도
대법 상고심까지 계속 장기화
김기춘·조윤선 5개월만에 선고
권성동 11개월·정찬민 10개월
출근하는 대법원장 오는 9월 퇴임을 앞둔 김명수(왼쪽) 대법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이른바 김명수 ‘코트(court)’ 6년간 정치적으로 민감하거나 논란을 키운 각종 형사 사건에 대한 재판 기간이 길어지면서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법원이 스스로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보 정당에 소속되거나 문재인 정부에서 정부 요직을 지낸 인사가 피고인일 경우 선고 기간이 터무니없이 길어지는가 하면, 보수 정치인들의 사건은 신속하게 선고된 경우가 많았다.

이뿐만 아니라 1심 판결 이후 피고인들이 대법원 상고심까지 유·무죄를 다툴 수 있는 만큼 재판이 한없이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면서 법원이 ‘선택적 재판 지연’으로 야당 인사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8일 커지고 있다.

문화일보가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의 대법원 자료를 입수해 주요 정치권 인사들의 사건을 분석한 결과, 자녀 입시 비리 의혹·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2020년 1월 기소된 이후 올해 2월 징역 2년을 선고받아 3년 1개월 만에 1심 선고 결과가 나왔다. 윤미향 무소속 의원은 같은 해 9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인 ‘정의기억연대’의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올해 2월, 2년 5개월 만에 1심에서 업무상횡령죄로 벌금 1500만 원을 선고받는 데 그쳤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21년 1월 채널 A 기자의 ‘검언유착’ 의혹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이후 지난해 10월 무죄를 받았다.

민주당 현역 의원들의 사건들도 재판이 길어지고 있다. 황운하, 한병도 민주당 의원, 송철호 전 울산시장 등 이른바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이 대거 연루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은, 지난 2020년 1월 기소된 이후 올해 6월까지 3년 5개월 넘게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주도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채희봉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 정재훈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의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은 2년째 재판이 열리고 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의원 또는 보수 진영 정치인 사건은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선고가 진행됐다. ‘국정농단’ 의혹 등으로 지난 2017년 4월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8년 4월, ‘다스(DAS)’ 실소유주·횡령 사건으로 2018년 4월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0월로 각각 1년, 6개월 만에 1심 선고가 났다. 지난해 2월 ‘대장동 개발 50억 클럽’ 뇌물수수 의혹으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2월 남욱 변호사에게 5000만 원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만 유죄로 판단돼 사건 접수 1년 만에 벌금 8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을 받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11개월, 뇌물수수 의혹을 받은 정찬민 의원은 10개월 만에 1심이 마무리됐다.

문재인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 조국 전 장관(당시 민정수석)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해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로 지난 2019년 4월 재판에 넘겨진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은 1심 선고 이후 올해 5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비위 혐의를 받는 조 전 장관 재판은 아직 2심이 진행 중인데, 공익 신고한 사람은 정작 유죄가 확정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Copyrights ⓒ 문화일보 & www.munhw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이 뉴스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세요.
톡방 종료까지 00:00:00 남았습니다.

타임톡 참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