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명가 재건’ 선언…김동관 “K-방산 확대 주력” [MADEX 2023]

MADEX 2023에서 공식 데뷔전
부스 전면에 수상함 모형 내세워
HD현대중공업과 수주 경쟁 예상

김동관(앞줄 왼쪽 두번째)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화오션 전시회를 둘러보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지난 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이하 마덱스) 참가자 중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기업은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한화오션으로 새출발한 시점에 이번 마덱스가 첫 공식 무대였기 때문이다. 한화오션 부스에 실치된 스크린에는 ‘정통 수상함 명가’, ‘함정 명가의 정도’라는 문구가 띄워져 방산 명가를 재건하겠다는 한화오션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문구에 걸맞게 한화오션은 부스 전면에 수상함 모형을 내세웠다. 울산급 배치-3(Batch-Ⅲ) 호위함을 필두로 ▷한국형 구축함(KDDX) ▷한국형 차세대 스마트 구축함(KDDX-S) ▷합동화력함 모형 등이 공개됐다.

특히 울산급 Batch-III 호위함에는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전투체계를 장착, 복합식 추진체계를 적용해 수중방사소음을 최소화했다.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합동화력함은 다양한 수직발사체를 장착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함정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4월부터 함정설계기술처와 개념설계를 착수해 합동화력함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가 보유한 뛰어난 기술력을 직접 보기 위해 이날 해외 고객사와 주요 바이어들이 한화오션 부스를 수시로 방문했다.

무엇보다 그룹의 신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은 부스에 깜짝 방문한 뒤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날 오전) 거제 사업장을 먼저 찾았는데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이어 “한화오션도 그룹의 가족이 됐기 때문에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많은 투자와 중장기적인 전략을 잘 수립하겠다”며 “이윤 극대화보다 한국 방산의 역사를 확대해 나가는 데 중점을 두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화에 인수되기 이전 대우조선해양은 HD현대중공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상함 강자로 평가됐다. 1983년 초계함 안양함 인도를 시작으로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수상함을 여러 차례 건조했다. 2010년 8월 인도된 이지스 구축함 ‘율곡이이함’이 대표적이다.

율곡이이함은 100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 추척 후, 그 중 20여개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또 함대함, 함대공 미사일과 장거리 대잠어뢰를 지니고 있어 광역 대공방어, 지상 작전지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수상함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1998년 3월 방글라데시 해군으로부터 호위함을 처음 수주한 이후 꾸준히 해외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2012년에는 영국 항국모함 군수지원함 4척을 수주했다. 세계 최초로 영국에 군수지원함을 수출한 것이다. 그다음 해에는 노르웨이 군수지원함 1척 수주를 비롯해 같은 해 8월 태국 호위함 수주계약까지 이뤘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조선업 경기 악화에 따른 일반 선박 수주 부진으로 적자가 쌓이면서 수상함 경쟁력도 급격히 악화됐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대우조선해양의 수상함 수주는 전무하다.

한화에 인수된 이후 한화오션은 수상함 사업에서 반등을 꿈꾸고 있다. 우선 Batch-Ⅲ 5~6번함 수주를 위해 한화시스템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내년으로 예정된 한국형 구축함(KDDX) 개발 사업 상세 설계 및 건조 사업 수주를 위해서도 전방위로 뛰고 있다. 한화오션은 KDDX 사업 개념설계를 수행한 바 있다.

배선태 한화오션 특수선영업담당 수석부장은 “한화오션은 한화로의 기업결합을 통해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며 “기존보다 경쟁력 있고 효율적으로 함정 건조가 가능해져 전통 수상함 명가 재건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한영대 기자,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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