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년 된 지역 전통행사 두고 日 지자체 “부적절”…이유는?

강구열 2023. 6. 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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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학대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부적절하다."

현내 구와나(桑名)시의 다도(多度) 신사에 매년 5월이면 말을 이용해 한 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행사인데 말을 때리는 행위 등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자 개선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 행사는 무사 복장을 한 젊은이가 말을 급경사로 몰아 오른 뒤 경사 꼭대기에 만들어 둔 1.5∼2m 정도의 흙벽을 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사히는 "(올해 행사에서) 말 한 마리가 왼쪽 앞다리가 골절돼 살처분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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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학대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부적절하다.”

일본 미에현이 700년의 역사를 가진 지역 전통행사를 두고 내린 판단이다. 현내 구와나(桑名)시의 다도(多度) 신사에 매년 5월이면 말을 이용해 한 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행사인데 말을 때리는 행위 등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자 개선을 요구하기로 했다. 

일본 미에현 구와나시의 다도시에 말을 활용해 열리는 행사 모습. 아사히신문 유튜브 캡처
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미에현은 다도 신사에서 지난 달 4,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4년 만에 해당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무사 복장을 한 젊은이가 말을 급경사로 몰아 오른 뒤 경사 꼭대기에 만들어 둔 1.5∼2m 정도의 흙벽을 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흙벽을 넘느냐에 따라 그 해 농사의 풍흉을 가늠한다. 약 700년 전에 시작된 것으로 전해지며 1978년에는 현(県)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 

문제는 급경사를 오르고, 흙벽을 넘기 위해 말을 극도로 흥분시키고, 이 과정에서 말이 다치기도 한다는 점이다. 출발 전 참가자들은 말을 로프로 때리거나 입고 있는 전통의상을 반복적으로 흔들어 말을 자극한다. 크게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이렇게 해도 흙벽을 넘기는 쉽지 않다. 올해는 6마리가 3번씩 18번을 도전했는데 1번 성공했을 뿐이었다. 그것도 흙벽에 머리를 겨우 걸친 말을 사람들이 억지로 끌어당겨서야 가능했다. 아사히는 “(올해 행사에서) 말 한 마리가 왼쪽 앞다리가 골절돼 살처분했다”고 전했다. 과거엔 흥분한 말이 행사 참가자들 사이를 폭주해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행사 첫날인 지난달 4일 구와나시는 트위터에 “사람과 말이 일체가 된 용감하고 굳센 풍경”이라며 사진까지 붙여 홍보했지만 반응은 차가웠다. 1000건 이상의 댓글 대부분이 살처분이나 말을 다루는 방식, 급경사를 올라 흙벽을 넘게 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미에현은 이번달 중 열리는 관련 회의에서 행사 주최 측에 구두로 개선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법적 강제력은 없어 비슷한 지적이 이전에도 있었지만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다. 아사히는 “2011년 현교육위원회가 동물보호 정신에 반하는 행위의 근절을 권고했다”며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지금은 없어졌지만) 과거엔 출발 전에 말에게 흥분제를 주거나 술을 마시게 하고, 배를 걷어차기도 했다”고 전했다.

주최 측은 “관계법규를 지켜 역사적 가치나 문화적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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