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는 마동석을 위한 영화? 아쉬운 빌런 활용법

정한별 2023. 6. 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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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아오키 무네타카, '범죄도시3' 빌런으로 활약
작품 위해 20kg 증량한 이준혁... 변신은 성공적
'범죄도시3'가 뜨거운 관심 속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3'가 뜨거운 관심 속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전작들에 비해 관객들의 아쉬운 목소리가 크다. 왜일까.

'범죄도시3'는 대체불가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짜릿한 액션과 유쾌한 대사들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공식적인 개봉일은 지난달 31일이지만 27일부터 29일까지 3일 동안 유료 시사회가 진행됐다. 유료 시사회가 만들어낸 입소문과 전편이 쌓은 기대감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작품은 개봉 첫날 74만 관객을 동원했다. 누적 관객 수는 122만을 넘어섰다. 개봉 첫 주에도 '범죄도시3'의 화려한 기록은 이어졌다. 누적 관객 수가 451만을 돌파하면서 전편인 '범죄도시2'의 355만 기록을 뛰어넘었다. 개봉 6일째인 5일에는 500만 관객을 넘어섰다.

마동석의 새로운 작품은 2017년의 '범죄도시'와 지난해의 '범죄도시2'에 이어 또 한 번 액션으로 짜릿함을 안기는데 성공했다. 마석도의 주먹은 이번에도 강력했다. 영화 측은 "'범죄도시2'에서는 마석도 특유의 한방 액션과 더불어 전문가들과 함께 다져온 유도와 호신술로 액션을 디자인했다면 '범죄도시3'에서는 주특기인 복싱 액션을 강화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마석도와 대적하는 리키의 검술은 볼거리를 더했다.


소문난 빌런 맛집…그러나 3편은

이준혁은 '범죄도시3'의 빌런 주성철로 변신했다. 그는 캐릭터를 위해 20kg을 증량하며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영화 스틸컷

'범죄도시' 시리즈의 빌런들은 마석도만큼이나 강렬한 존재감을 자랑해왔다. '범죄도시3' 이준혁이 제작보고회에서 "앞서 (악역을) 해주신 손석구 형님이나 윤계상 선배님이 제가 부담 느낄 만큼 관심을 끌게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드리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1편에서 장첸을 연기했던 윤계상은 "니 내 누군지 아니" "혼자 왔니" 등의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화제를 모았다. 2편의 잔혹한 빌런 강해상으로 변신했던 손석구 또한 제 몫을 제대로 해냈다. 당시 손석구가 JTBC '나의 해방일지'에서 구씨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었던 만큼 그를 향한 관객들의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범죄도시3'는 시리즈 최초로 투톱 악역이 등장하고 그중에서도 리키는 글로벌 빌런이라는 점에서 특히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3편은 마석도 외에는 딱히 부각되는 캐릭터가 없다. 전반적으로 스토리가 엉성한 것도 문제지만 악역인 주성철 리키와 관련해서는 아쉽다는 평이 나온다. 한 포털 사이트의 영화 평점란에는 "빌런의 매력이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게 고민"이라는 글이 게재됐는데 2,000개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전작들에 비해 빌런이 너무 약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외에도 많은 네티즌들이 빌런들의 존재감과 관련해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준혁과 아오키 무네타카의 연기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이준혁은 주성철 역을 위해 20kg을 증량하며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체형이 바뀌고 운동을 하는 과정도 캐릭터를 내재화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준혁과 아오키 무네타카는 서늘한 눈빛과 목소리, 격렬한 액션으로 연기력을 증명했다.

다만 투톱 빌런이라는 점에서 비롯되는 시너지가 부족했다. 주성철과 리키, 마석도의 대결 구도가 2:1이 아닌 1:1:1 형태로 구성되면서 빌런의 강렬함이 분산됐다. 지력과 무력을 함께 사용하는 주성철, 뛰어난 검술 실력을 지닌 리키가 힘을 합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면 조금 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을 테지만 마석도와 각자 대적하기엔 그가 너무 강력했다. 치열한 대결보다는 범죄자들을 향한 마석도의 응징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범죄도시'가 장거리 달리기 중인 시리즈란 점을 고려해 '빌런의 맛'에 변화를 줬다 해도 지나치게 심심한 맛이다. 마동석은 '범죄도시2' 기자간담회를 찾았을 때 "1편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에 8편 정도의 프랜차이즈를 생각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정해놨다"고 밝힌 바 있다. 새 작품과 관련해 아쉬움 섞인 목소리도 있었지만 '범죄도시'가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시리즈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자연스레 '범죄도시4'의 빌런 김무열에게도 영화 팬들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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