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리그 합병에 '서열 4위' 블링컨 장관 방문까지…美, 사우디 달래기

정윤영 기자 2023. 6. 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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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사우디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사우디에 방문한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신생 골프 리그 LIV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합병한 소식에 주목하면서 사우디의 실질적 지도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국제사회에서 더욱 영향력을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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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LIV 합병…"빈 살만 왕세자, 국제사회서 영향력 확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신생 골프 리그 LIV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합병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미국이 사우디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사우디에 방문한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신생 골프 리그 LIV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합병한 소식에 주목하면서 사우디의 실질적 지도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국제사회에서 더욱 영향력을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PGA투어와 DP월드투어(유럽투어), 리브 골프를 후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는 전날 공동 성명을 통해 "골프 종목을 전 세계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획기적인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병은 PGA투어와 리브 골프, 양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물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리브 골프는 자금이 넉넉하지만 팬층을 쌓고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을 부담스러워했고, PGA투어는 리브에 대항해 예산 지출이 늘어난데다 리브 골프가 자리를 잡으면서 압박이 커졌다.

메이저대회에서 리브 소속 선수들의 출전을 막지 못한 가운데 지난달 PGA 챔피언십에서 리브 소속의 브룩스 켑카가 우승한 것이 결정타를 날렸다. "한 물 간 선수들이 돈을 보고 이적한 곳"이라고 비판하던 리브 선수들이 호성적을 넘어 우승까지 차지하자 더 이상 "세계 최고의 투어"라고 자랑할 명분조차 없어진 것이다.

외신들은 이번 합병으로 사우디의 실질적 지도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국제사회에서 더욱 영향력을 얻을 것이라면서 '사우디가 스포츠를 초월한 승리를 맛봤다'고 평가하고 있다.

NYT는 "LIV 골프가 PGA 투어와 합병하는 것은 주간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큰 승리를 사우디에 안겨주는 소식"이라면서 "5년 전만해도 (리그의 합병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8년 사우디 공작 요원들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위치한 사우디 영사관에서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하고 토막냈고, 잠시 동안 모하메드 왕세자가 세계 무대에서 고립에 직면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사우디를 향한 국제사회의 냉랭한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석유에 의존하던 사우디를 광업, 관광, 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하면서 경제를 다각화했고, 투자처를 모색하던 외국 지도자들은 카슈끄지 사건을 뒤로한채 속속 사우디로 '조용히' 향하기 시작한 것이다.

NYT는 "PGA-LIV 거래가 성사되면 사우디가 골프 종목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게되기 때문에 사우디의 실질적 지도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는 거대한 승리를 거머쥐게 된다"면서 "사우디는 중동을 넘어선 더욱 큰 정치적 영향력을 추구하기 때문에 (이번 합병의) 의미는 스포츠를 초월한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카슈끄지 사건으로 껄끄럽던 사우디에 방문했다. 블링컨 장관의 주요 의제는 인권 문제를 다루기 위한 것이 아닌, 중동에서 '중재자'를 자처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아랍걸프국연구소의 후세인 이비쉬 연구원은 "현재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는 미국이 일부 유럽 파트너와 관계를 맺는 방식과 비슷해 보인다. 안보 협력이 핵심이지만, 사우디는 힘이 분산된 세계에서 중요한 지역적이고 국제적인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는 반면 미국은 훨씬 더 신중하게 전투를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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