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정속과 회생 사이, 아우디의 뚝심”…아우디 전기차 ‘Q4 e-트론’

박소현 매경닷컴 기자(mink1831@naver.com) 2023. 6. 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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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전기차 ‘Q4 e-트론’ [사진제공=박소현 기자]
한국에서 SUV가 흥하리라는 것을 예측하기라도 한 듯, 전기 SUV를 선제적으로 출시했던 아우디가 판매 부진에도 기죽지 않고 ‘Q4 e-트론’을 뚝심 있게 내놨다. 서울 청담동의 아우디코리아 본사에서 평택의 폭스바겐그룹코리아 PDI센터까지 약 80km를 아우디 Q4 e-트론으로 주행했다.

Q4 e-트론은 폭스바겐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을 기반으로 한 첫 아우디 모델이다. 합산 최고출력 204마력과 최대토크 31.6kg·m를 내며 최고속도는 160km/h다. 다만, 8인의 시승단을 이끄는 안내 차량이 고속도로에서도 시속 110km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제한했기에 ‘달렸다’고 하기 어렵다. 평균 시속 65km 안팎으로 진행한 시승의 소회임을 밝힌다.

아우디 전기 콤팩트 SUV ‘Q4 e-트론’은 합산 최고출력 204마력과 최대토크 31.6kg·m를 발휘한다 [사진제공=박소현 기자]
지난해 국내 판매된 신차 60%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었다는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은 SUV 위주로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신차 시장에서의 SUV 판매 비중은 2020년 52%, 2021년 56%, 2022년 60.5%로 꾸준히 늘었다.

과연 아우디는 이러한 시류를 내다본 걸까. 국내 전기차 시장이 오늘날처럼 뜨거워지기도 전인 2020년에 아우디는 브랜드 최초의 순수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를 국내에 선보였다. 세단이 아니라 SUV 모델을. 이어 지난해에는 콤팩트 전기 SUV ‘Q4 e-트론 40’를 출시하며 수입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아우디는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5만2784대가 판매된 Q4 e-트론을 필두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 10만대를 돌파했다. 2022년 세계 시장에 11만8169대의 전기차를 인도한 아우디지만 국내 시장에선 총 2743대 전기차를 판매한 데 그쳤다. 일찍이 국내 시장 트렌드를 읽었음에도.

82kWh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아우디 Q4 e-트론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68km다 [사진제공=박소현 기자]
주력 모델이 세단인 아우디는 지난해 2만1402대를 국내 판매해 전년 대비 16.4%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아우디 모델이자, 올해 1~5월 가장 많이 누적 판매된 아우디 모델은 ‘A6’다. 전동화 전환을 앞둔 여러 수입차 브랜드가 지난해에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큰 폭으로 판매 성장을 달성한 가운데, 아우디는 점잖은 성장세를 보이며 정속주행 했다.

SNE리서치가 발표한 ‘국내 전기차 판매량’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등록된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 4만6090대 ▲2021년 10만1112대 ▲2022년 16만2987대로 꾸준하고 빠르게 증가해왔다. ‘시장 선점자’인 테슬라가 2020년부터 매년 1만대 넘는 전기차를 국내 판매해온 바를 제외하면 국내 시장에서 수입 전기차가 두각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부터다.

2020년 아우디는 601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는데, 같은 해에 메르세데스-벤츠는 608대, BMW는 152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다음 해에 아우디는 벤츠(1363대), BMW(366대)보다 많은 1553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선전했지만, 2022년에는 벤츠·BMW 판매량이 5006대와 4888대로 크게 뛰었고 폴스타도 판매 첫해에 2794대를 판매한 데 비하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다만, 9월 출시된 Q4 e-트론이 넉 달 만에 2000여대 판매 누적 판매됐다는 점은 괄목할 만하다.

아우디 전기차 ‘Q4 e-트론’ 실내 [사진제공=아우디코리아]
아우디 Q4 e-트론 디자인은 직선적인 선과 부드러운 면으로 빚은 도자기 같다. 짧은 전방 오버행과 19in 5암 디자인 휠, 리어 범퍼 하부 크롬 디자인으로 탄탄함을 강조했고, 스포일러로 날렵함을 가미했다. 액슬 사이에 배터리를 장착한 덕에 낮은 무게 중심을 구현했고 핸들링 역시 기민했다. MEB 플랫폼의 너른 앞바퀴 조향각도 강점이다. 회전반경이 10.2m로 짧은 Q4 e-트론의 가치는 유턴이 빈번한 도심주행 중에 더욱 빛을 발했다.

Q4 e-트론은 전장 4590㎜, 전폭 1865㎜, 전고 1620㎜의 콤팩트한 차체에 82kWh 용량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주행거리 368km를 인증받았다. 아우디가 국내에 처음 선보인 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보다는 61km 늘어난 수치다.

더군다나 저속·정속주행을 해서인지 80km 주행을 완료한 뒤에도 계기판에는 주행가능거리가 340km 남짓 표기되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우디 Q4 e-트론은 저온측정 시 상온측정 거리의 70%를 넘어서지 못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선 제외됐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 PDI센터에 정차한 아우디 Q4 e-트론 [사진제공=박소현 기자]
언제부턴가 국내 전기차 개발 트렌드는 ‘전기차인지 모르게 하자’가 됐다. 소비자들이 동력계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체감하기 어려운 주행감의 전기차를 원하기 때문이다. 전고체 배터리가 장착되기 전까진 완벽 개선이 어려운 승차감은 차지하고, Q4 e-트론의 주행감은 내연기관과 유사했다.

밟으면 튀어 나가는 여느 전기차와 달리 아우디만의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롤링·피칭도 잡아냈고, 저속에서도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힘과 속도감을 선사했다. 가속은 부드럽고 뭉근하게 붙이는 편이다. 제원상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8.5초가 소요된다. 패들시프트로 회생제동 단계를 낮게 설정해도 속도가 ‘뚝’ 떨어지는 전기차 특유의 이질감이 없어서 좋았다.

여기에 어댑티브 크루즈 어시스트 기능이 적용돼 알아서 가속 및 제동하며 앞 차량과의 거리를 유지해줬고, 증강현실(AR)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운전석 앞유리에 표시돼 편안한 운행을 보조했다. 트렁크는 기본 520ℓ이고 뒷좌석을 접으면 1490ℓ까지 확장된다. 통풍시트와 메모리시트만 있었다면 패밀리카로 추천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아우디 Q4 e-트론의 가격은 5970만원부터 시작한다.

아우디 전기차 ‘Q4 e-트론’ 후측면 [사진제공=아우디코리아]
올해 1분기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은 3파전이었다. 벤츠(1572대), 테슬라(1303대), BMW(983대)가 경쟁을 벌였고, 아우디는 1~3월 누적 87대 전기차를 판매해 경쟁 대열에 끼지 못했다. 이는 볼보(302대), 포르쉐(274대), 쉐보레(166대), 폴스타(111대)보다도 적은 판매량이다.

아우디는 주행거리를 대폭 확대한 ‘A6 e-트론’을 연내 글로벌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출시 일정은 미정인 가운데, 업계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아우디 차량인 A6의 전동화 모델 국내 출시가 아우디 판매량 반등의 발판이 되리라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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