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추구하는 가치는 이래경과 얼마나 다른가 [핫이슈]
듣기 좋은 말이 아니라
그가 중용하는 사람 보면 알아
이재명 대표가 추구하는 가치
그가 혁신위원장에 임명한
이래경과 다르다 할 수 있나
이 격언은 조직을 ‘리더’로 바꿔 읽으면 뜻이 더 잘 통한다. 누구를 승진시키고 내보낼 것인지를 결정하는 건 리더가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리더들, 특히 정치 지도자들은 귀에 듣기 좋은 말은 잘한다. 모두가 민주주의에 헌신하겠다고 한다. 자유와 인권을 말하고 한미동맹이 소중하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가치를 추구하는지를 판단하려면 그가 어떤 사람을 중용하는지를 봐야 한다. 여야 지도자인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말로 그들이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이 누구를 중용하고, 누구를 내보내는지가 기준이어야 한다.
최근 이재명 대표는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당 혁신위원장에 중용했다. 당의 모습을 일신하고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중책을 맡긴 것이다.
이 명예이사장이 ‘천안함 자폭’ 같은 음모론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혁신위원장에서 물러났지만, 이재명 대표와 관련해 한 가지 의문은 남는다. 이 대표가 추구하는 가치, 그가 만들고자 하는 대한민국은 이래경 명예이사장과 얼마나 다른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앞서 밝혔듯이 리더가 추구하는 진짜 가치는 그가 중용하는 사람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이래경 명예이사장이 추구하는 가치는 그의 최근 글을 보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다. 그에게 당의 혁신을 맡긴 것을 보면, 이 대표는 그의 가치관에 동의한다는 것인지 깊은 의문이 든다.
이 명예이사장이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한 대목을 인용해보자.
“푸틴이 전쟁범죄자이면, 이라크를 침공했던 아들 부시, 럼스펠트와 딕 체니, 그리고 포로들에 고문을 지시힌 지니 하스벨 등 미 정보기구 고위인사들, 그리고 중동의 테러 위험 인사들을 암살 지시한 오바마와 측근들 모두 같은 취급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략해 그 영토 일부를 병합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초로 발생한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다. 용납할 수 없는 전쟁 범죄다. 그런데 이 명예이사장은 푸틴의 행태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11 테러를 일으킨 빈 라덴 사살을 지시한 것과 나란히 놓는다. 푸틴의 행태가 전쟁범죄라도 한다면 오바마 대통령 역시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내 좁은 소견으로는 이해 불가능이다.
이 명예이사장은 미국의 한국 대선 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는 주장도 했다. “한국의 차기 대통령 성향에 따라 미국의 전략이 크게 영향을 받는 상황”이라고 하면서 “미국 CIA 수장인 하스펠과 면담 이후 윤석열 총장은 정치이슈와 안보이슈 등을 포함해 과감해지고 장관과 대통령도 무시하는 안하무인식 행보를 보여주었다“고 주장했다.
음모론적 세계관이다. ‘반미’라는 가치에 깊이 빠져 있다는 증거다. 그는 천안함 사건의 본질에 대해서도 “원인불명인 사건을 북한의 폭침으로 단정한 미 패권”이라고 규정했다. 모든 것을 미국의 잘못으로 돌리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침략해 수많은 시민을 학살한 푸틴의 행태가 전쟁범죄라는 국제형사재판소의 결정을 비판하는 근거로 미국을 끌어들였다. 결국 개인의 자유와 인권보다 이른바 ‘미국 패권 반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인가.
이재명 대표는 이런 생각을 하는 그를 혁신위원장에 중용했다. 내심 이 명예이사장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건 아닌가. 대외관계에서 이 대표가 추구하는 가치는 이 명예이사장과 비슷한 것인가. 이런 반미주의가 이재명 대표가 추구하는 가치인가. 그 가치를 바탕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것인가.
이 대표는 이 의문에 답해야 한다. 귀에 듣기 좋은 말로 피하려 해서는 안 된다. 인사로 답해야 한다. 그 스스로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게 최선이다. 그는 이미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과거 민주당 당헌을 적용하면 대표를 할 수 없는 사람이다.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다면 당을 ‘이재명 방탄의 수렁’에서 건져내는 건 물론이고 이 명예이사장과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증거가 될 것이다. 만약 그게 아니라 가치를 공유하는 게 맞는다면 커밍아웃하고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게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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