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HD현대 권오갑 회장, 수감 노조간부 면회...노조 소식지 1면 실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임금협상 상견례를 마친 뒤 단체교섭을 진행 중이다. 조선업 호황기에 접어들어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라, 올해 교섭에선 임금 인상 규모가 최대 쟁점이다. 이에 HD현대중공업 노조는 8일 임투(임금인상투쟁) 출정식을 갖기로 하고 이날 발행한 노조소식지 1면에서 출정식 일정을 알렸는데, 이례적으로 이날 1면 하단에는 사측인 권오갑 HD현대(옛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소식도 실렸다.
소식지는 ‘HD현대그룹 권오갑 회장이 지난 6월 1일 오전 10시쯤 경주교도소를 찾아 박근태 지부장을 면회해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알렸다. 박근태 전 노조지부장은 2019년 5월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합병에 반대하며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중공업 사옥 앞에서 집회를 벌이다가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 혐의로 1,2심에서 법정구속 없이 징역 2년이 선고됐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작년 8월 22일 구속됐다.
권 회장이 지난 1일 경주교도소를 찾아 수감 중인 박근태 전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을 면회했고, 같은 날 현대중공업 노조도 박 전 지부장 면회를 하기 위해 찾았다가 권 회장의 면회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박 전 지부장이 노조 지부장으로 당선됐던 시기, 권 회장은 현대중공업 부회장을 맡아 각각 노사 대표로 일한 적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권 회장이 평소 노사가 각자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하다가 벌어진 상황에 안타까움을 가졌던 것으로 안다”며 “면회에서도 이 같은 위로를 건넨 것으로 안다”고 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권 회장의 면회를 소식지를 통해 알리며 “현중지부는 그룹의 최고책임자인 권오갑 회장이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직접 박근태 지부장을 면회하고 한 부분을 뒤늦었지만 환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박근태 지부장이 지난 구조조정 과정에 벌어졌던 모든 아픔을 책임지고 구속된 아픈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하기 위한 노력으로 현중지부는 받아들인다”고 했다. 박 전 지부장도 면회에 감사를 전하며 ‘회사와 노조가 힘을 모아 회사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회장의 면회 방문과 노조의 소식지 모두 최근 개선된 노사 관계의 상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단체교섭을 2013년 이후 9년 만에 무분규로 타결했다. 올해 상견례에서도 사측은 “올해가 회사에 매우 중요한 시기인 만큼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빠른 교섭 마무리에 노사가 함께 노력하자”고 했고, 노조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현장 목소리를 경청해 빠르게 단체교섭을 마무리하고 노사가 함께 더 좋은 일터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일감이 쌓이는 것을 고려해 임금 및 단체협상 협약(임단협)을 조기 마무리 짓고자하는 사측과 일손 부족 상황을 고려해 조건을 더 상향하고자 하는 노조 입장이 팽팽한 상황이다. HD현대중공업을 포함한 HD한국조선해양 소속 조선 3사는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과 함께 △교섭 효율화를 위한 공동교섭 TF 구성 △신규 채용 △ESG 경영위원회 노동조합 참여 보장 △노·사 창립기념일 현대오일뱅크 상품권 각 50만원 지급 △하청노동자 여름휴가 5일 유급 보장이 포함된 노조 공동요구안 사측에 전달했고, 협상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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