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에 새긴 정주영 `인본주의`… 정의선, 현대차 미래 그렸다
포니 역사·쿠페 컨셉 등 공개
"정 선대회장은 韓 발전의 주역
전동화시장 선점나설 것" 포부
"정주영 선대 회장의 인본주의 철학을 이어받아 인류를 위한 진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열린 '포니의 시간' 전시 오프닝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거 포니부터 시작해서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날이 있는 것이다. 우리가 과거를 정확하게 알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창업주이자 할아버지인 정주영 선대 회장은 도로가 혈관이라면 자동차는 그 혈관을 다니는 혈액으로 비유하셨다"며 "더 잘사는 국가를 만들고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따뜻한 마음에서 시작했다. 전 세계 자동차 회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현대차만의 DNA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 선대 회장은 대한민국 국토와 도로를 재건하셨다. 아버지인 정몽구 명예회장은 기술 독립과 풀 라인업을 완성해 글로벌 브랜드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며 "인본주의 정신이 현대차가 국가, 국민을 넘어 인류의 위한 진보라는 더 큰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최근 챗GPT, 인공지능이 화제가 되고 로보틱스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한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시대를 이끄는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존재 이유와 지향점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됐다"며 포니 쿠페 복원 작업의 배경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 회장을 비롯한 장재훈 현대차 사장, 루크 동커볼케 사장, 이상엽 부사장 등 경영진들과 함께 정 회장의 아들도 동행했다. 현대차의 뿌리를 함께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외에 포니 프로젝트를 기획한 김뇌명 전 해외사업본부장, 포니 생산기설 구축하고 공작기계 산업의 기틀을 닦은 이수일 전 기술연구소장, 포니 생산설비의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1호차 생산의 현장에 있던 서창명씨 등 포니 역사를 개척한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으며 현대차의 초장기 해외 딜러사 관계자들도 함께 했다.
포니 쿠페의 도면 복원 작업을 함께한 이상현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와 이번 행사를 기획한 김범상 피크닉 대표는 뒷 이야기를 전해줬다. 이 교수는 "도면을 받아보니 훼손이 심했는데 그 만큼 많은 용도로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능하면 원형의 진정성을 유지하는데 노력했다"고 말했고, 김 대표는 "모든 예술작품은 시대적 맥락에서 봐야 중요성을 알 수 있다. 1970~80년대 한국 사회로 들어가 포니 출시에 대한 의미를 보여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자리에서는 포니 쿠페 복원을 위한 자료를 찾던 중 나온 당시 울산공장장의 메시지가 전해지며 울림을 주었다. "먼 훗날 대한민국 선진국이 되는 날, 나는 이 세상에 없더라도, 우리 가족과 함께 해야 할 소중한 시간마저 희생한 것을 누군가가 알아줄 것이라 믿는다. 지금은 험한 길을 가야한다고 채찍질한다"는 메시지가 전해지자 일부 관객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포니의 시간' 전시는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오는 9일부터 8월6일까지 두달간 진행된다. '포니의 시간' 전시는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오는 9일부터 8월6일까지 두달간 진행된다. 이 전시는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현대 리유니온' 이후 두 번째이자, 국내 처음으로 진행되는 현대차 헤리티지 프로젝트로, 한국 첫 독자 개발 모델인 포니에 대한 시간의 흔적을 따라가며 당시 시대적 배경, 디자인, 철학적 고민 등 다각도에서 헤리티지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5층부터 시작되는 전시 도입부에는 포니 탄생 당시 시대적 배경인 1970~80년대 수집된 수집품과 당시를 재해석한 영상, 음악, 회화 작품을 전시한다. 4층에는 포니의 첫 탄생부터 전 세계로 수출을 시작할 당시의 다양한 사료들을 전시해 뒀다.
3층에는 지난달 현대 리유니온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을 국내에 최초로 공개하고, 포니 쿠페 콘셉트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고성능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 'N 비전 74'도 전시됐다. 특히 포니 쿠페 콘셉트는 당시 양산형을 추진한 스포츠카라는 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디자인이었으며, '선루프'라는 개념이 없던 당시에도 천정과 트렁크 공간을 투명하게 설계하는 등 앞서 나간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전시의 마지막인 2층은 많은 국민들의 추억 속에 함께 했던 포니의 다양한 순간을 담은 이미지와 정 선대 회장의 인본주의 정신을 되짚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현대차는 포니의 시간 전시 개최와 함께 지난 여정을 체계적으로 기록한 출간물 '리트레이스 시리즈'도 선보였다. 이 시리즈는 그동안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던 포니의 개발과 관련된 사료를 담은 '리트레이스 콜렉션'과 마이카 시대를 연 포니를 통해 소유라는 주제를 다각도로 풀어낸 '리트레이스 매거진' 등 두 가지 유형의 출판물로 구성된다.
밴드 잔나비는 현대차와 '포니' 음원 작업을 함께했으며 이날 행사 마지막 순서에 기념 공연을 해 대미를 장식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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