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경기 때마다 고개 숙였는데… 올해는 류현진 특급 도우미가 뜬다

김태우 기자 입력 2023. 6. 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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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공수주 3박자에서 최고 활약을 펼치며 MVP 레이스에도 뛰어든 보 비솃
▲ 항상 수비가 말썽이었던 비솃은 올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류현진(36‧토론토)은 2020년 토론토와 4년 총액 8000만 달러(약 1044억 원)에 계약하며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야수 쪽에서는 순조로운 리빌딩 과정을 밟고 있었던 토론토는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 에이스가 필요했고, 그래서 선택한 선수가 바로 류현진이었다.

다만 류현진이 이적할 당시 몇몇 우려가 있었다. 바로 내야 수비였다. 류현진은 구위로 윽박지르는 투수는 아니다. 탈삼진에 의존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맞혀 잡는 피칭도 해야 했다. 여기서 중요한 게 내야 수비였다. 류현진의 전 소속팀인 LA 다저스는 그래도 비교적 내야 수비가 괜찮은 팀이었다. 하지만 토론토는 달랐다. 내야에 어린 선수들이 너무 많았다. 수비력 검증은 아직이었다.

특히나 내야 수비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유격수 자리에 위치한 보 비솃(25)의 수비력이 불안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뛴 단테 비솃의 아들로 유명세를 탄 비솃은 분명 공‧수‧주 모두에서 좋은 재능을 갖춘 특급 유격수였다. 유격수로도 3할을 칠 수 있다는 건 어마어마한 매력이었다. 하지만 수비는 리그 평균보다 못했다. 마치 수비는 움직이는 시한 폭탄이었다.

류현진도 비솃의 수비 지원을 받지 못하며 실점하거나, 혹은 그런 위기에 빠지는 일이 잦았다. 전체적인 타구의 질을 고려했을 때, 평균 대비 실점을 얼마나 막아냈느냐를 따지는 지표인 OAA에서 비솃은 2021년 -5를 기록했다. 리그 평균보다 훨씬 떨어졌다. 이에 현지에서는 “유격수 비솃은 안 된다. 다른 포지션이 필요하다”는 말까지 나왔다. 움직임 자체는 날렵한 편이었는데 안정감이 떨어졌다.

걸출한 공격적 재능에도 불구하고 비솃의 수비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았다. 2022년에도 OAA는 -7을 찍었다. 팀은 물론 리그 유격수 중 최하위권 성적이었다. 하지만 그 실수 속에서 경험이 쌓인 것일까. 비솃의 수비력은 이전보다 훨씬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비 지표가 많이 올라왔다.

7일(한국시간) 현재 비솃의 올 시즌 OAA는 0으로 평균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추가적인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마이너스 수준까지는 아니다. 실제 포구와 송구 모두에서 예전보다 좋은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 비솃은 올해 개인 첫 200안타 페이스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 비솃은 공수주 모두에서 역동적인 플레이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 하나의 수비 지표인 DRS(수비로 실점을 얼마나 방지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에서는 올해 플러스 수비수가 됐다. 올해 비솃의 DRS는 +2로, 데뷔 이후 가장 좋은 페이스를 향해 달려 나가고 있다. 이렇게 수비가 안정되자 공격력이 더 빛나고 있다. 안타 생산 능력은 개인 경력 최고고, 전반적인 득점 생산력은 메이저리그 유격수 중 최정상급으로 향하고 있다.

비솃은 7일까지 62경기에 나가 타율 0.332, 88안타, 13홈런, 4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94를 기록 중이다. 타율과 최다 안타, 그리고 총루타(140루타)에서 모두 아메리칸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형적인 홈런 타자의 체구는 아닌데, 안타는 물론 장타까지 펑펑 생산하며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출루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안타 생산에 있어서는 리그 최고 수준이다.

이런 비솃은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레이스까지 뛰어들었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가 집계한 7일 현재 비솃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2.8에 이른다. 이는 완더 프랑코(탬파베이‧3.2), 마커스 시미언(텍사스‧3.2),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2.9)에 이은 메이저리그 전체 4위다. 공격력이 좋은데다 이제는 수비에서도 이를 깎아먹지 않으니 전반적인 WAR이 올라오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한동안 나오지 않았던 한 시즌 200안타 대열에 오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현재 비솃의 안타 페이스는 시즌 202안타 수준이다. 부상이 없어야 하고, 현재 페이스를 이어 가야 하는 만큼 난이도는 제법 높다. 그러나 2021년 191안타, 2022년 189안타로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최다안타왕에 오른 비솃이다. 올해 페이스가 지난 2년보다 더 좋은 만큼 200안타도 기대할 만하다.

최근 3년간 메이저리그에서 200안타 이상을 때린 사례는 없었다. 2016년까지만 해도 호세 알투베(휴스턴‧216개), 무키 베츠(보스턴‧214개), 진 세구라(애리조나‧203개), 더스틴 페드로이아(보스턴‧201안타)까지 네 명이 달성했다. 2017년에도 찰리 블랙먼(콜로라도‧213개)을 비롯해 네 명의 선수가 200안타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최근 2년은 나오지 않았다. 2021년은 트레이 터너의 195안타가 최고였고, 지난해는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이 200안타에 딱 1개를 남기고 기록 도전에서 좌절했다. 비솃이 올해 경력에 기념비적인 역사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기대되는 가운데, 후반기 복귀가 예정된 류현진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토론토 내야 수비진은 류현진 부상 전과는 확실히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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