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논단] 인공지능과 회계정보
회계의 목적은 회계정보이용자들의 의사결정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서 의사결정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 대안 중 하나의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며 보통 대안의 선택 후 행동 또는 상태의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대안의 선택이라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정보와 정보를 바탕으로 도출된 합리적인 판단이다. 우리는 정보와 지식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정보는 데이터 또는 관찰된 사실을 의미하며 숫자, 텍스트,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낼 수 있다. 반면, 지식은 단순한 정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식은 주어진 정보를 기초로 하여 도출된 어떠한 의미 또는 가치 있는 무엇인가를 생성해 낸다. 지식의 습득은 비판적 사고, 추론, 학습, 경험, 성찰 등의 인지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며 습득된 지식은 다양한 상황에서 어떠한 정보가 효과적인지 판별해 내는 능력을 보여주며, 정보의 분석, 해석, 기존 지식과의 통합을 통해 통찰력을 높여준다.
재무제표를 통해 제공되는 기업의 회계정보는 자산, 부채, 자본의 재무상태, 경영성과 등을 화폐단위로 나타낸 것이다. 예를 들어, 2022년 삼성전자 재무제표에 공시된 총자산 448조 원, 매출액 302조 원, 영업이익 43조 원은 사실이며 단순한 정보이다.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한 주주 또는 투자계획이 있는 사람은 삼성전자의 회계정보를 바탕으로 투자의사결정을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지식이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정보는 삼성전자 주식의 가치이며, 유보이익에 따른 배당금이다.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어떤 정보를 분석해야 하는지, 해당 정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위해서는 지식이 요구된다. 한편, 삼성전자의 채권자는 주식의 가치보다는 현금회수 또는 안정적인 이자수익이 더 중요한 정보이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수익창출력뿐만 아니라 현금흐름정보가 의사결정에 유용한 정보로 활용된다. 어떤 정보가 대안의 득실을 분석하는데 유용한지 아는 것은 지식이며, 이러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AI(Artificial Intelligence)는 인간이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시간과 노력을 경감시켜준다. 인공지능의 핵심 키워드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인데, 머신러닝은 주어진 정보(데이터)를 통해 학습을 하고 정보를 산출하며, 이러한 과정의 반복을 통해 정보의 무한한 응용가능성을 나타낸다. 인공지능 등장에 사라질 직업으로 회계사가 언급된다. 회계전문가들은 회계사가 수행하는 주요 업무 중의 하나인 감사업무에서는 AI가 많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체가 아닌 활용이다. 머신러닝을 활용하면 가공거래, 부정, 횡령 등 회계 오류나 회계 부정을 적발하기 쉬워질 수는 있으나 도출된 정보를 통해 판단을 하거나 감사의견을 표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직은 말이다. 만약 기술이 정교하게 더 발전하고, 튜링테스트와 중국어방 논란이 해소되어 머신에게 법인격 형태처럼 자연인과 동등한 권리가 부여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상당한 기간 동안은 디지털 감사를 통해 기존에 단순하고 반복적으로 수행하던 업무가 자동화되어 처리능력을 높이고, 회계오류 및 회계부정을 발견할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디지털 감사는 회계감사업무를 더 정교화시키며 고품질의 감사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마치 과거에 암산을 잘해 계산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필요했지만, 계산기가 등장하면서 암산의 오류를 감소시키고 이후, 컴퓨터, 엑셀프로그램의 등장으로 처리속도 및 계산의 정확도가 높아진 것처럼 말이다. 인공지능이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도출한 것은 고차원적이 또 다른 정보이다. 정보를 활용하고 의사결정하는 것은 인간고유의 영역이다. 인공지능은 디지털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회계분야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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