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후손 한수연 "서훈비율 5%도 안 돼" 지적한 까닭
강심장리그서 "외증조부 김순오 의병대장 총탄 맞아 실명"
"외증조모 삯바느질로 연명" "독립운동 숨겨야 했다"
독립운동가 후손 홀대한 풍토와 무관치 않은듯
윤 대통령 "예우하겠다" 정청래 "과연 대우하고 있는가"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알려진 연기자 한수연씨가 대한민국의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서훈 비율이 5%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그는 독립운동 사실을 숨겨야 하다보니 증거자료를 찾기 어려운 이유 등을 들었다. 그밖에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독립운동가에 대한 뿌리깊은 홀대와 경원시하는 풍토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수연씨는 현충일이었던 지난 6일 SBS에서 방송된 <강심장리그>에 출연해 자신의 외증조 할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했던 김순오 의병대장이라며 조선 말기 군인이셨고, 충청남북도와 전북 일대에서 활동했던 공주의병대장이었다고 소개했다. 한씨는 “일본 경무국 기록에 의하면 '악랄한 폭도 김순오, 수괴중에 수괴'라고 판결이 났다”며 “일본군 중에 가장 두려워하는 의병장이셨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전해들은 얘기로는 할아버지가 워낙 총탄을 많이 맞”았다며 “총탄 육혈포가 하반신에 3~4개, 어깨에도 있었는데, 치료를 못받아 곪고 썩어서 후유증과 합병증으로 나중에 실명했다”고 전했다. 한씨는 “외증조 할머니가 바느질 품삯으로 생계를 연명 하면서 가정 이끌었다”며 “지금 살아계신 대장님의 딸인 외할머니가 그때 막 중학교에 입학할 나이쯤이었는데, 학업을 이어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니까 독립운동을 하는 분이 계시면 그 가족의 희생까지 불가피하다”며 “가족이 다같이 독립운동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한씨가 출연자들에게 '몇 퍼센트가 서훈을 받았는지 아느냐. 대충이라도'라고 묻자 격투기선수 출신 김동현씨는 “30%”, 진행자인 이승기씨는 “20~30% 정도”라고 답했다. 한씨는 하지만 “5%도 안 된다”고 밝혔다.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를 묻는 이승기씨 질문에 한수연씨는 “독립운동 할 때 그걸 숨겨야 하지 않느냐”며 “당시에는 발각되면 다 죽이기 때문에 이잡듯이 다 잡아가기 때문에 다 불태우고 사진이나 증거자료나 다 불태웠다. 심지어 활동명도 이름이 몇 개”라고 설명했다. 한씨는 이어 “그런 것을 일반 유족분은 입증하기 불가능한데, 희망적인 소식이 국가보훈처가 첫 창설되어 6월부터 국가보훈부로 승격됐다”며 “나라가 나서서 도와줄수 있기 때문에 보답할 초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수연씨의 서훈 5%도 안 된다는 목소리는 독립운동가 후손을 소홀히 대우해왔던 우리 사회 풍토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우리 사회가 해방이후 친일반민족 세력들과 그 후손은 유복하게 살거나 기득권이 돼 온데 반해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가난하고 못 배우고 사는등 홀대받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현충일 추념사에서 주로 625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 위주로 언급하면서도 “국외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순국하신 선열들의 유해를 모셔오기 위한 노력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독립과 건국에 헌신하신 분들, 공산 전체주의 세력에 맞서 자유를 지켜내신 분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다”며 “이분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국제사회에서 나라다운 나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어제(5일)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승격되었다”며 “대한민국의 영웅들을 더 잘 살피고 예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일제에 항거하거나 피해를 본 이들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정책은 보훈부 승격과는 방향이 다른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독립운동이 헌법전문 맨 앞에 나온다는 점을 들어 “윤석열 정부는 과연 일제에 항거하거나 피해를 본 분들을 존중하고 우대하고 있는가”라며 “일제 치하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국내 법원 판결조차 뒤엎고, 위안부 문제는 입을 꾹 닫고,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하고, 일본의 독도 야옥에 대해서도 항의도 하지 않고, 후쿠시마 핵 오염수에 대해서는 오히려 일본 대변인 같은 태도로 국민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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