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초원을 연상케 하는 곳[정태겸의 풍경](48)

2023. 6. 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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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충남 태안은 알면 알수록 새롭게 다가오는 고장이다. 무려 530㎞에 달하는 국내에서 가장 긴 해안선부터 그렇다. 복잡하게 들고나는 그 해안선을 한 줄로 쭉 펴면 무려 서울에서 부산을 가고도 한참이나 남는다. 더불어 자연이 빚어낸 또 하나의 장관은 신두리 해안사구다. 해안사구는 모래언덕을 뜻한다. 신두리 해안사구의 역사는 빙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차갑게 얼어붙었던 땅은 바다와 땅의 움직임을 따라 침식과 퇴적을 반복했다. 허물어진 모래가 쌓이고 내린 비가 고여 바다와는 전혀 다른 습지를 만들어냈다. 어찌하여 모래 사이로 빗물이 흘러내리지 않았느냐 묻는다면 시간의 힘 덕분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형성된 사구는 한국 해안사구의 모든 지형을 관찰할 수 있는 땅이 됐고, 세계적으로도 이름을 떨치는 곳이 됐다. 해변을 따라, 그 뒤로 펼쳐지는 규모도 대단하다. 3.4㎞의 해안을 따라 좁게는 50m, 넓게는 1.3㎞에 걸쳐 사구가 형성돼 있다. 이 땅의 진면모는 수치만 봐서는 알 수 없다. 직접 그 땅을 마주해야 비로소 실감한다.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너른 모래언덕의 세상. 그 위에 서면 마치 오아시스가 있는 몽골 초원 어딘가를 걷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오랜 시간 자연이 빚은 그 풍경은 감탄, 그저 감탄이다.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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