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1년 만에 안보리 복귀… “北 핵·미사일 문제 주도적 대응”
홍주형 2023. 6. 8. 06:06
192표 중 180표 득표
2024년 1월부터 2025년까지 활동
尹대통령 “글로벌 외교의 승리”
1996년 이후 韓·美·日 동시 이사국
北 인권 문제 등 긴밀히 공조 전망
2024년 1월부터 2025년까지 활동
尹대통령 “글로벌 외교의 승리”
1996년 이후 韓·美·日 동시 이사국
北 인권 문제 등 긴밀히 공조 전망
“한국 득표 수는 180표입니다.”
쾨뢰지 차바 유엔총회 의장이 6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 아시아태평양 그룹에서 단독 입후보한 한국의 득표 결과를 발표하자 총회장 여기저기서 박수 소리가 터져나왔다. 굳어 있던 황준국 주유엔 대사의 얼굴이 활짝 폈다. 내년 안보리에서 비상임이사국으로 한국과 함께 손발을 맞출 이시카네 기미히로 주유엔 일본 대사는 황 대사를 격하게 포옹했다.
한국이 11년 만에 안보리에 복귀한다. 유효 투표 수 192표(6월 현재 유엔 회원국 193개국) 중 180표 득표로 2년 임기의 비상임이사국에 당선돼 내년 1월부터 2025년 말까지 2년간 활동하게 되면서다. 안보리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논의할 때마다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제한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의 발언권이 커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글로벌 외교의 승리”라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도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로서 이사국 자격으로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에 대해 주도적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도 주요 안보 의제로 안보리 내에서 다뤄 나갈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보리 공식 회의에서 북한 인권을 다룰 수 있도록) 기회가 될 때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인지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평화 유지·구축, 여성, 사이버안보·기후 등 신흥 안보에 관한 논의도 주도해 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안보리 입성으로 한·미·일은 2024년 한 해 동안 안보리에서 북한 핵·인권 문제 등을 놓고 긴밀히 공조할 전망이다. 미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고, 일본은 올해 1월부터 2024년 말까지 비상임이사국이다. 황 대사는 앞서 뉴욕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1996년 이후 처음으로 한·미·일 3국이 동시에 안보리 이사국이 됐다”며 “3국이 같이 안보리에서 북한 문제를 직접 다룬다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보리에서 미·일뿐 아니라 중·러와도 계속 소통하면서 협력의 폭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알파벳 순서에 따라 내년 6월 안보리 의장국을 맡을 예정인데, 이 기간 동안 한국은 북핵 등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의제 관련 회의 소집에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된다.
이날 180표는 정부가 정확하게 목표한 득표 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태 그룹에서 단독 입후보했지만 정족수인 투표 참여국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받지 못할 경우 기준 충족 시까지 무제한 반복 투표를 실시한다는 규정 때문에 당국자들은 막판까지 마음을 놓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후 짙어진 유엔 내 진영 갈등 분위기도 우려되는 요인이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안보리 진출은 정상급 등 모든 외교적 계기에 주된 이슈였다”며 “아태 그룹 단독 입후보 지위를 유지하는 선거 전략을 세우고 이를 공고히 하기 위해 ‘죽기살기식’ 전방위적 교섭을 했다”고 전했다. 2014년 비상임이사국 임기를 마친 뒤 한국 정부는 지난 10년간 안보리 재진출 목표를 세우고 평화유지활동(PKO)이나 분담금 등 국제사회 기여를 확대해 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선거 직전까지도 각국 인사들에 왓츠앱 메시지 등을 보내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한국의 득표는 역시 무경합 단독 후보로 출마한 가이아나(191표), 시에라리온(188표), 알제리(184표)보다 다소 적었지만 서방 자유주의 연대의 일원으로 견제받는 입장임을 고려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북한과 몇몇 친북 성향 국가들이 반대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투표가 진행된 총회장에서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가 분주히 돌아다니며 몇몇 대사들과 대화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홍주형·곽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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