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외교, 일·중·러 순 방점…중국 ‘전략적 동반자’ 삭제
‘자유·연대’ 한·미·일 협력 기조 재확인 국가안보전략 공개
일 과거사 문제 ‘단호히 대처’ 삭제…“사드 안보 주권 사안”
윤석열 정부가 ‘자유, 평화, 번영의 글로벌 중추국가’를 비전으로 삼는 국가안보전략을 7일 공개했다. 한·미·일 3국 협력을 별도 외교전략으로 다뤄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에 중점을 두는 정책 기조를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의 국가안보전략: 자유, 평화, 번영의 글로벌 중추국가’ 서문에서 ‘자유와 연대’를 국가안보전략의 바탕으로 제시하고 “일시적으로 전쟁을 회피하기만 하는 취약한 평화가 아닌, 굳건한 안보를 바탕으로 자유와 번영이 보장된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전략은 외교·통일·국방 등 외교안보 분야 정책 방향을 담은 기본 지침서다. 노무현 정부가 2004년 발간한 이후 역대 정부 출범 때마다 변화한 안보 환경과 국정 기조를 담아 새로 작성해왔다.
국가안보전략은 총 8개장으로 구성됐다. 3대 목표로 ‘국가 주권·영토 수호와 국민 안전 증진’, ‘한반도 평화 정착과 통일미래 준비’, ‘동아시아 번영의 기틀 마련과 글로벌 역할 확대’ 등을 제시했다. 이어 외교, 국방, 남북관계, 경제, 신안보 등 5개 분야별 전략 기조를 담았다.
외교 분야에서는 한·미 동맹과 한·미·일 3국 협력 강화에 방점을 뒀다. 한·미 동맹은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구현에 목표를 두고 “지리적 외연을 글로벌 범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 4월 도출된 ‘워싱턴 선언’을 들어 “한·미 군사동맹은 핵무기를 포함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군사동맹으로 진화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미·일 3국 협력은 한·미 동맹, 동아시아 외교와 함께 별도 항목으로 집중 기술했다.
동아시아 외교에서는 대일본 관계 개선의 의미와 성과를 강조했다. 과거사 문제를 두고는 “어두운 과거의 역사를 외면하지 않고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대한다면, 한·일 양국이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임 박근혜·문재인 정부 국가안보전략이 “일본의 부당한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역사 왜곡 문제에 단호히 대처한다”고 직접 적시한 것과 차이가 있다.
대중 외교를 두고는 “우리 주권과 권익에 대해서는 국익과 원칙에 기반하여 일관되고 단호하게 대응하고, 현안 관리를 위한 상시소통 체계를 가동한다”면서 “특히 사드 문제는 우리의 안보 주권 사안임을 분명히 한다”고 했다.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가 중국에 대해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라고 기술한 반면 이번 국가안보전략에서는 이 표현이 빠졌다. 대중 외교전략 비중은 1쪽으로 일본(3쪽)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박근혜·문재인 정부가 ‘중국-일본-러시아’ 순서로 가까운 나라를 꼽은 반면 윤석열 정부는 ‘일본-중국-러시아’ 순서였다.
남북관계는 ‘한반도 평화구축과 남북관계 정상화’라는 소제목으로 다뤄졌다.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를 “최우선적 안보 위협”으로 평가하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획기적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담대한 구상’으로 북한의 비핵화 이행동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유정인·유설희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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